The Korean Journal of Public Health
[ Article ]
The Korean Journal of Public Health - Vol. 52, No. 1, pp.1-9
ISSN: 1225-6315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Mar 2015

미얀마 농촌지역 보건서비스 개발을 위한 수요조사 실행과 3대 지체요인의 분석

조병희1 ; 민상희1, 2 ; 손애리3, *
1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및 보건환경연구소
2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3삼육대학교 보건관리학과
Conducting a Need Assessment for Developing New Health Services and Analyzing 3 Delays Factors in Myanmar Rural Area
Byong-Hee Cho1 ; Sang-Hee Min1, 2 ; Aeree Sohn3, *
1Graduate School of Public Health and Institute of Health and Environm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2Korea Foundation for International Healthcare
3Department of Health Care Management, Sahmyook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Aeree Sohn ( aeree@sahmyook.ac.kr, 02-3399-1669) Department of Health Policy and Management, Sahmyook University, . Hwarangri-815, Nowon-gu, Seoul 139-742, Korea

Abstract

Objectives

This paper aims to set the priority of health programs and to analyze the so called “3 delays barriers inherent in such programs.

Methods

A questionnaire was developed to evaluate the size of health problems in rural Myanmar and the effects of new health programs to be implemented, with the consultations of .Korean community health professors and the health bureau of the Myanmar local government. NIBP(needs impact based planning) was applied for 23 local health practitioners to set the priority of health programs. 3 delays barriers were asked in depth to key informants among local health practitioners.

Results

The 1st priority programs were the supports to under 5 clinic, construction of birth room, innovation of facilities of health center, computerization of health administration, provision of safe water. The next priority programs were expansion of health education, NCD management, strengthening of the function of auxiliary midwife and community health worker. The low priority was put on the programs such as health fair and nutrition for adolescents. Among the barriers, weak health perceptions of the rural people were not so severe issue. Rather, poverty, humble transportation condition, and low quality of health services of health centers were more important factors lowering the use of health services.

Conclusion

Rural health practitioners in Myanmar wanted the supports to upgrade the health care facilities such as under 5 clinics, birth rooms, and health centers. But group discussions made change to some degree their opinions toward improving rural residents’ health behaviors instead of upgrading their own services. Thus, group discussion could be useful in need assessment in addition to formal NIBP method.

Keywords:

Myanmar, rural health, need assessment, NIBP

Introduction

미얀마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자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일차보건의료체계의 구축과 같은 지역사회 중심의 전략이 필요하고, 다른 한편 보건사업의 우선순위를 잘 정하여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논문은 미얀마 농촌지역에서 실시한 보건사업 우선순위 선정의 사례를 보고하는데 목적이 있다.

보건사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여기서는 캐나다의 Metropolitan Toronto District Health Council (MTDHC)에서 개발한 보건프로그램 기획방법인 NIBP(Needs Impact Based Planning)을 이용하였다. 이 방법은 건강문제의 크기 혹은 충족되지 못한 요구도와 건강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의 효과(Impact)를 근거로 하여 우선순위를 정한다. NIBP에서는 보건사업 필요성의 크기를 높음, 보통, 낮음으로 구분한다. 또 보건사업의 효과를 매우 좋음, 좋음, 보통(may work), 4) 효과 없음의 4단계로 추정한다. 필요성과 효과를 교차하여 필요성이 높고, 효과도 매우 높으면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사업으로 구분된다. 필요성은 보통인데 효과가 높을 경우나 필요성이 높고 효과도 높은 경우는 ‘실행’으로 분류된다. 이외에 필요성과 효과가 낮을 경우에는 연구, 실행중단 또는 불시도 등으로 구분하여 사업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게 된다.

그런데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고려하여 사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업이 경제적 비용효과가 낮을 경우에는 사업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현지 정부의 보건정책에 부합되는지, 그리고 주민들의 사회문화적 가치나 습관과 부합되는지의 여부도 사업시행 전에 따져볼 필요가 있다. 즉, 어떤 사업의 보건학적 우선순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 경우에도 지역사회의 맥락에서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개발도상국의 상황은 사회경제적 기반시설이 불비하기 때문에 좋은 보건 프로그램이 만들어져도 실제 활용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3대 지연요인’(three delays)는 개도국의 보건문제의 현실을 한마디로 요약해주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원래 모자보건 서비스이용과 관련된 지체 현상을 의미한다 (Barnes-Josiah, Myntti, and Augustin, 1998; Shah et al., 2009) . 즉, 개도국 산모들이 자신과 아이의 건강을 위하여 모자보건에 대한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하여 보건소 방문에 대한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서비스의 필요성을 인식할 경우에도 교통수단이 불비하고 경제적 곤란 등의 이유 때문에 보건소 또는 의료기관까지의 접근에 장애가 발생하며, 모자보건 서비스 기관에 갔을 경우에는 적절한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여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기가 어려운 점들이 3대 지체요소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지체현상은 단지 모자보건 분야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개발도상국의 보건문제 대응이 주로 모자보건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모자보건 분야의 3대 지체요인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진 것인데 다른 보건분야에서도 유사한 지체현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여기서 말하는 지체요인은 단순히 프로그램의 실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애로사항이 아니라 보건의료체계의 역량의 부족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보건프로그램의 개발이나 기존 프로그램의 개선은 지체요인 또는 구조적 장애요인의 개선을 도모하면서 궁극적으로 보건의료체계의 강화(health care system strengthening)로 귀결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Chee et, al., 2013; USAID. 2012; Josefien et al., 2010)

보건사업의 우선순위 선정이 보건문제의 심각성과 문제해결의 효과의 측면에서 개발된 보건학적 개념이라면 3대 지연 개념은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보건문제의 근본적 원인과 문제해결을 위한 전제조건을 제시해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선순위가 매겨진 보건사업도 3대 지연요인과 관련된 문제가 없는지, 있다면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할지 고려하면서 사업실행의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보건사업의 우선순위에 대한 선정과 설정된 우선순위가 3대 지연요인과 관련하여 어떤 문제가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Methods

미얀마 정부와 한국 정부가 2013년 6월에 가졌던 경제협력회의의 결과 미얀마 양곤주 홀레구타운십 일원에서 일차보건의료 강화사업을 실시하기로 정하였다. 그 일환으로 보건문제에 대한 수요평가를 실시하게 되었고 이 연구는 그 결과물의 일부이다. 미얀마 농촌지역의 건강개선을 위한 가장 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할 보건사업을 설정하기 위하여 연구팀은 미얀마 현지방문, 보건소 및 보건행정 관계자 면담, 보건통계 현황 등을 이용하여 우선순위 사업을 도출하였다. 도출된 보건사업의 내용으로 모자보건, 추가예방접종, 어린이 영양, 식수안전, 보건소 시설개선, 업무전산화, 고혈압 및 당뇨관리, 보건교육 개선, 건강박람회, 보건요원 역량강화 등이었으며, 이를 수요조사 형태의 설문지로 만들었다.

개발된 설문지에 대하여 두 그룹의 자문을 받았다. 우선 국내의 보건사업 전문가 3인의 자문을 받았다. 국내 전문가들은 주로 역학적 특성과 비용효과 측면에서 조언을 하였다. 예를 들어 추가백신접종은 비용이 많이 들어 비효과적일 수 있으며, 고혈압과 당뇨관리는 정확한 위험요인 파악이 선행될 필요가 있고, 어린이 영양사업은 영양평가와 효과적 모니터링이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었다.

다음으로 양곤주 보건국의 자문을 받았다. 양곤주 보건국에서는 5세 이하 클리닉 사업, 보건소에 위생적 분만시설 설치, 고혈압 당뇨관리 사업이 자신들의 주요 관심사임을 표시하면서 이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였다. 따라서 최종 설문지에 5세 이하 클리닉 사업, 모자보건 강화(시설분만)와 고혈압과 당뇨병관리를 같은 범주로 하여 추가하여 최종 설문지를 개발하였다.

최종 수요조사 설문지에는 ① 5세 이하 클리닉 지원, ② 위생분만실 설치 ③ 어린이 영양개선 ④ 안전한 식수공급 ⑤ 보건소 기반시설 확대 ⑥ 업무의 전산화 ⑦ 보건교육 확대 ⑧ 고혈압 당뇨관리 ⑨ 건강박람회 ⑩ 보건인력 기능강화 등 10개 사업이 포함되었다. 각 사업항목 별로 필요성(높음, 보통, 낮음), 효과성(매우 효과적, 효과적, 보통, 비효과적), 경제성(있다. 없다), 수용성(있다, 없다)을 응답하도록 구성하였다.

수요조사 응답자는 대상지역 보건소 및 지소에서 근무하는 보건요원 23명이었다. 이들은 2014년 4월 1일에 미얀마 양곤주 흘레구타운십 병원 회의실에 모여서 설문작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개별적으로 수요조사 설문에 응답하였다. 설문작성 후에 다시 4개조를 편성하여 각 사업내용에 대하여 필요성과 효과성을 고려하여 어떤 사업이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지에 대하여 조별토론을 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제출토록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선정된 보건사업들에 대하여 약 1개월 후에 사업실행 시 지체요인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였다. 여기에는 수요조사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었던 보건요원 1-2명을 대상으로 각 사업별 3대 지체요인이 발생할 수 있는지 질문지를 만들어 응답을 받았다.

수요조사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성이 있었으나 현지의 사정 상 연구팀이 주민과 자유롭게 접촉하는데 제한을 받았다. 따라서 흘레구 타운십의 이장 10명을 초청하여 간담회를 갖고 보건사업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였는데 보건요원들이 제시한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Results

수요조사에 응답한 보건요원 23명의 응답내용을 살펴보면 표1과 같다. 가장 우선적으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사업에는 5세 이하 클리닉 지원, 위생분만실 설치, ④ 보건소 기반 시설 확충이 선정되었다. 이 사업들은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사업의 필요성을 매우 높게 파악하였고, 효과성도 매우 양호할 것으로 인식하였다.

다음 순위의 사업으로는 안전한 식수공급, 업무 전산화, 보건교육 확대, 고혈압 당뇨관리, 보건요원 기능강화가 선정되었다. 응답자들은 이 사업들에 대해서 사업의 필요성을 중간수준으로 꼽았고, 사업 효과성도 매우 양호 또는 양호한 수준으로 꼽았다.

그리고 향후 중장기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사업으로 건강박람회와 어린이 영양개선이 선정되었다. 응답자들은 이 두 사업의 필요성은 중간수준으로 꼽았고 효과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끝으로 필요성도 낮고 효과도 없어서 사업 시행을 하지 말아야 하는 사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세 이하 클리닉 지원은 모자보건사업의 강화를 위한 목적에서 추진되는 정부사업이기도 하다. 현재 미얀마에서 어린이 예방접종은 성공적으로 실시되고 있지만 어린이들의 일상적 질병관리는 체계적으로 대응되고 있지 못하다. 특히 보건소에 성인용 약품만 공급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성인약을 쪼개서 조제하는 실정이고 소아전용 약품이 부재하기 때문에 보건요원들은 시럽형태의 물약의 지원을 원했다. 대부분의 보건소가 시설이 낡고 어두우며, 별다른 장식이 없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친근감을 주기 어려웠다. 따라서 진료실의 환경을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꾸미고 장난감 등을 갖추어지기를 원했다.

Setting the priority of health programs by using NIBP (N=23)

모자보건 강화를 위한 위생적 분만실 설치도 대부분의 보건요원들이 그 필요성과 효과성을 높게 평가한 사업이었다. 대부분의 보건소에 별도의 분만실이 없었고, 진료실 공간이 깔끔하지 못하여 출산하기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산모들은 자신의 집에서 출산하는 경우가 많았다.미얀마 보건통계에 의하면 가정분만율은 미얀마 전체 51%, 홀레구타운십은 63.8%에 이른다 (Ministry of Health, 2013). 위생적이지 않은 가정 내 출산 때문에 모성사망의 사례가 발생하는 현실이었다. 마양창 보건소의 경우 민간재단 지원으로 보건소에 위생적 분만실이 설치된 이후에 대부분의 산모가 시설분만을 하게 된 점을 고려할 때 다른 보건소에서도 분만실을 신축하여 설치하면 산모들의 이용률이 높을 것이라는 응답자들의 예상이었다.

보건소의 기반 시설 확충도 가장 높은 수요를 보인 항목이었다. 대부분의 보건소가 지어진 지 오래되어 매우 낡았고 또한 냉장고 등 필수 기자재도 부재한 실정이었다. 이러한 낡은 시설이 주민의 이용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보건소 기반시설 확충은 시급한 과제로 생각되었다.

연구진이 현지를 방문하여 가장 먼저 파악한 보건문제는 식수의 불안전성이었다. 현재 미얀마 농촌지역은 상수도 시스템이 부재하고 대부분의 주민들이 오염된 강물이나 지하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질과 설사 같은 수인성 질환이 만연해 있었다. 안전한 식수공급을 위하여 정수필터와 소독제를 주민에게 공급해주는 사업에 대하여 보건요원들은 필요성에 공감하였고 사업효과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필터관리를 위해서는 사용자가 스스로 손을 청결히 하는 등의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데 과연 잘 관리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의견도 있었다.

업무 전산화 지원 (PC 및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필요성은 보통수준으로 꼽은 응답자가 많았고, 효과성에 대해서는 높을 것이라는 응답과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분산되었다. 즉, 필요한 사업이기는 하나 업무 전산화가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도 있었다. 미얀마에서는 아직 농촌지역에 PC의 보급이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하고 보건소의 모든 업무가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업무효율화를 위해서는 전산화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를 제대로 다루기 위한 교육이 많이 필요해 보이고, 또 보건요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전산기기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도 수월하지 않은 과제로 생각되었다.

보건교육 확대에 대해서도 대체로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였다. 사람들이 생계유지에 급급해서 건강행태 개선에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보건교육의 효과에 대해서 회의적인 의견들이 있었다. 기존 보건교육의 매체가 조잡한 브로셔 밖에 없고 교육방식도 강의식 전달에 치중하기 때문에 효과가 낮다는 지적도 있었다. 따라서 그림이 동영상을 활용하여 시각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매체(동영상 재생장치 및 대형모니터) 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런데 일부 보건요원들은 TV에서 정규프로그램으로 보건교육을 보여줄 때 대 부분의 주민이 재미없어 하면서 다른 채널로 돌리기 때문에 동영상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미얀마에서도 인구의 노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과거에는 급성 감염병 중심이던 역학구조가 최근에는 고혈압과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WHO(2014) 보고서에 의하면 비감염성 질환은 미얀마 전체 사망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심혈관질환, 암, 만성호흡기 질환이 주된 사망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금까지 보건정책에서 만성질환 관리는 주요 관심사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고혈압 당뇨관리에 대해서 보건요원들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것은 주민들의 투약순응도가 매우 낮고, 생활수준이 낮아서 식이개선의 여력이 없기 때문이었다. 현재 공급되는 고혈압 당뇨 약이 종류나 수량에서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를 확대해 달라는 요구들이 있었다.

현재 미얀마 농촌지역에서는 부족한 보건요원의 일손을 마을주민 중에서 보조산파와 마을건강원을 선발하여 교육시켜 활용하고 있다. 보건요원들은 이들 보조요원들의 기능강화에 대해서는 필요성은 대체로 공감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경우도 있고 회의적인 경우도 있었다. 보조요원들의 능력향상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교육훈련이 필요하지만 그럴 경우 현재 무급봉사로 일하는 상태를 벗어나서 일정한 급여를 제공하는 등의 조치가 따라야 하지만 국가적으로 이러한 계획은 세우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 미얀마 농촌에서는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국가건강영양조사나 지역사회건강조사 같은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민의 건강상태에 대한 체계적 파악이 어려운 상태이다. 연구팀은 건강검진과 건강이벤트 체험을 목표로 하는 건강박람회(health fair)를 제안하였는데 보건요원들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효과는 낮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어린이 영양개선(우유공급)에 대해서도 필요성은 있지만 효과는 낮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것은 우유공급 자체는 필요하지만 이미 다른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사업은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또한 일부 보건요원들은 어린이 영양문제는 가족들에게 음식조절의 필요성이나 방법을 가르쳐서 해결할 일이고 따로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우선순위에 선정된 보건사업들에 대하여 사업실행과 연관된 지체요인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였다.

1) 인식부족에 의한 지체

미얀마 농촌지역에서 주민의 인식부족이 보건의료서비스의 이용을 지체시키는 경우는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대부분의 출산이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미얀마 정부는 출산시 산모와 영아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하여 시설분만을 확대하는 정책을 세우고 있고 각 보건소에 분만실을 설치하고자 한다. 이럴 경우 산모들은 가정대신 분만실을 이용할 것인가?

문: 분만실을 새로 설치할 경우에 모든 산모들이 분만실을 찾게 될 것인가? 아니면 그 경우에도 분만실 가기를 꺼려하는 산모들이 있을 것인가? 산모들은 안전한 시설에서의 분만을 받고자 하는 인식이 있는가?
답: 현재 주민들의 인식이나 행태상 집에서의 분만이 더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시설분만으로 인해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고, 또 뭔가 인센티브(출산 후 수액주사, 1-3일 정도의 회복을 위한 입원, 출산용품, 애기속싸개, 보건교육자료 제공 등)를 제공하면 시설분만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집보다 쾌적하고 깨끗한 시설이라면 분만하고자 하는 인식 증가가 있을 것 같다.
문: 엄마들은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잘 파악하여 언제 어떤 증상이 생기면 병원(보건소)에 가야 하는지 잘 아는가? 아니면 어머니들은 아이가 아파도 병원(보건소) 가기를 꺼려하는가?
답: 임산부를 위한 교육책자에 아이의 위험 증상 및 병원을 찾아야 할 때 등에 대한 정보가 있다. 모든 가정에 보건교육책자를 보급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즉 산모들이 보건소에서의 출산을 거부하는 인식이나 규범이 있는 것은 아니고 단지 보건소 분만이 현재로선 가정분만보다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면 시설분만 이 증가할 것으로 보건요원들은 예상하였다. 일상적인 질환치료를 위한 보건소 방문의 경우에도 단순히 인식부족 때문에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는 발견하기 어려웠다. 기본적인 개인위생의 중요성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문: 안전한 식수를 먹는 것은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에 매우 중요하다. 주민들은 물이 깨끗하지 않기 때문에 설사 등 질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답: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알아도 어쩔 수 없다는 상황이다.
문: 식수 안전을 위해서는 손 씻기가 중요하다. 주민들은 비누로 손을 씻는 습관이 확립되어 있는가? 또는 손 씻기의 중요함을 인지하고 있는가?
답: (비누가) 있으면 한다. 아이들의 경우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배우기 때문에 또 학부모들도 어린 자녀들이 있을 때는 손 씻기를 한다. 하지만 어떤 물로 손 씻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냐가 문제이다.

즉 주민들이 깨끗하지 않은 지하수나 강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것은 위생적인 문제를 인식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깨끗한 식수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손 씻기의 필요성도 알고 있지만 비누가 없거나 물 자체가 더럽기 때문에 이를 실천하는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문제가 되는 상황이었다.

모자보건이나 식수안전의 경우처럼 “오래된 보건문제”의 경우에는 그 동안의 일상적 경험이나 보건교육 덕분에 주민들이 보건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립되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새롭게 형성되는 보건문제의 경우에는 이러한 인식이 미쳐 형성되지 않았을 수 있다.

문: 주민들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치료를 위하여 정기적인 혈압측정, 혈당측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가? 또 투약을 매일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가?
답: 현재 조사를 통해서 보면 ‘정기적’일 수 있는 환경이 안 되어 있다. 주민들은 두통이나 마비, 손발 저림, 쓰러짐 등 생활에서 문제에 부딪혔을 때 병원을 찾는다. 고혈압은 혈압을 측정해서 고혈압 약 처방을 보건소에서 할 수 있고, 당뇨병의 경우 병원 의사의 진단서가 필요한데 검사과정 및 판정까지의 번거로움이 있어서 방치되고 있는 것 같다.
문: 주민들은 고혈압과 당뇨병을 방치할 경우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는가?
답: 일부 사람들은 인식하고 있는 것 같으나, 현재 증상은 없으나 위험집단(비만, 짜게 먹는 경우, 가족력, 술/담배 이용)에게는 인식제고를 위한 보건교육 실시가 필요할 것 같다.

만성질환은 급성질환과 달리 일상적인 관리와 장기적인 행태개선이 필요하지만 주민들에게는 아직 이러한 차원의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체계적인 보건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2) 사회경제적 지리적 장애요인

미얀마 농촌에서 보건의료 이용을 억제하는 요인은 인식요인보다는 빈곤으로 인한 의료비 부담능력 부족이나 지리적으로 멀고 교통이 불편한 점, 또는 의료기관의 부재와 같은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 산모가 병원(보건소)에 가려 할 때 방해요인이 무엇인가?
답: 거리가 가장 큰 문제가 될 것 같다.
문: 엄마들이 병원(보건소)에 아픈 아이를 데려가려 할 때 방해요인이 무엇인가?
답: 어른들의 경우 평소 가벼운 질환일 때는 동네 약국이나 보건소에서 약을 먹을 수 있지만 아이들의 경우는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하지만 농촌 지역사회에 “의사”는 없으며, 보건소 방문을 하려 해도 집에서 먼 거리 일 경우가 많다. 또한 아이들이 주로 밤에 많이 아프기 때문에 응급상황에서 부모들이 대처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 보건소나 병원을 가려면 부모 중 한 사람이 생업을 포기하고 데리고 가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을 수 있다.

3) 보건의료기관의 서비스 제공 역량의 부족

보건소나 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에게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장비나 약품 또는 인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여 환자들이 다음 번 방문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문: 보건소에서 소아환자를 어떻게 진료하는가?
답: 현재 상황에서는 아이가 아플 때 보건소를 가기는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소아약, 어린이 친화적인 보건소 환경, 방문을 유도할 인센티브 부족으로 인해서 100%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
문: 사망위험이 높은 질환의 경우 보건소에서는 보통 어떻게 대처하는가?
답: 5세 이하 어린이들의 주요 질환은 열, 설사, 기침(호흡곤란) 등이며, 이에 대한 일상 관리 및 의약품 지원이 필요하다. 심한 탈수를 동반한 설사의 경우는 수액주사 처방이 필요한데 아이들의 팔에 꽂을 플라스틱 주사 바늘이 없다. 가벼운 탈수에는 포도당액을 처방하지만 그마저도 살 수 없는 엄마들이 있다. 깨끗한 생수 확보도 어려움이 있다. 기침 호흡곤란에는 네불라이저(급/만성 호흡곤란 치료기)와 약품, 산소기가 필요하다. 사망위험이 높은 질환일 경우 보건소에서 큰 병원(흘레구 또는 양곤주 병원)으로 환자 의뢰를 하지만 아시다시피 여러 이유로 병원 방문 및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문: 병원(보건소)에 시설(약품)이 낙후한 점 때문에 엄마들이 치료받으러 오기를 꺼려하는가? 시설이 개선되면 어린이 환자가 증가할 것인가?
답: 현재로는 낙후된 시설과 부족한 물자 때문에 보건소에 와도 얻어 갈 것이 많지 않다. 하지만 시설이 개선되면 보건소 방문이 자유로울 것이다. 현재 새 건물을 세운 보건소에서는 외래환자 수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시설이 개선되어도 오지 않는 어린이 환자는 현재의 가정방문 서비스를 통해 개선하고, 임산부 관리 서비스를 통해 보건소 이용 인식 개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문: 고혈압 당뇨환자 관리를 잘 하기 위해서 보건소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답: 충분한 양의 약의 확보, 여러 종류의 약(환자마다 잘 듣는 약이 달라서) 확보,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환자 등록관리 체계, 약 지원 외에 보건교육, 환자 참여 활동 등이 구상되어야 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보면 인식부족에 의한 지체 현상보다는 경제적 지리적 요인이나 보건기관의 서비스 제공역량 부족에 의한 지체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따라서 보건소의 인적 역량을 함양하고 시설, 장비나 약품의 공급을 확충하는 것은 주민의 보건소 이용을 동기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이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교통편에 대한 배려를 하거나 아니면 모바일 클리닉을 활성화하는 등의 지리적 요인을 극복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Discussion

우선순위 선정과정에서 당초 국내 보건전문가들의 의견과 현지 보건요원들의 의견은 일정하게 차이가 나타났다. 국내전문가들은 안전한 식수공급과 인력양성을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생각하였고, 다음으로 고혈압관리, 영양개선, 기반시설확대, 장비지원 등으로 제시하였다. 영유아 예방접종 확대나 보건교육확대는 우선 순위가 낮았고, 당뇨병관리나 건강박람회는 거의 불필요한 사업으로 간주되었다. 반면 현지 보건요원들은 안전한 식수사업이나 고혈압관리 사업의 우선순위는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반면 기반시설 확대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두 그룹간에 우선순위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마도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처럼 생각된다. 국내 보건전문가의 입장에서는 식수안전과 같이 기본적인 환경보건 상태 개선이 삶의 질과 건강상태 향상에 가장 긴요한 것으로 판단되었고, 또한 개발도상국 보건사업 추진에서는 양질의 보건인력의 확충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판단하고 있었다. 반면 현지 보건요원들은 자신들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자신들의 일터가 깔끔하게 수리되고, 좋은 시설과 장비와 약품이 공급되어 의료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보건소의 시설과 장비가 낙후한 점이 주민의 보건소 이용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있는 점은 분명하였다. 따라서 보건소 기반시설을 일정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은 분명해 인다. 그러나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란 측면에서 고려해야 되는 주민참여에 의한 일차보건의료체계의 구축이란 또 다른 원칙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되고 있는 것도 사실로 보인다.

질병치료 중심적 사고를 갖고 있는 일선 보건요원들과 주민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포괄적인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강조하는 국제보건전문가들의 인식의 차이와 갈등은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Marchal, Cavalli, and Kegels, 2009; Risso-Gill et al., 2013). 이러한 문제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보건기획 과정에서 주민참여가 강화될 필요가 있지만 미얀마의 경우 현지 주민들과의 접촉이 제한을 받았기 때문에 많은 주민을 만나서 대화를 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주민들의 인식이나 보건사업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주민들은 정부사업에 협력한다는 의식은 강하였지만 그 이상의 참여에 대한 동기화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역으로 생활방식과 습관을 개선하고 건강지향적 삶으로의 전환은 주민들의 일상에서 우선순위에 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따라서 주민자원봉사자를 더 활성화하고 주민주도의 건강생활 운동을 전개할 필요성은 높지만 의료인으로서의 가치지향이 높은 보건요원들이 이러한 일차보건의료의 전략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전망을 내리기 어렵다. 물론 일부 보건소 요원들은 시설장비보다는 교통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하였다. 주민들의 의료이용이 연1회에도 미달할 정도로 보건소 이용률이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수준이 낮더라도 보건소에 와서 처방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대개의 보건요원들은 이러한 2단계 지체요인의 해소보다는 시설에 대한 투자를 더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개별적인 우선순위 설문조사 이후에 조별로 토론을 실시하고 결과를 보고하도록 한 결과 고혈압관리, 식생활개선, 투약관리 등 주민의 건강실천과 관련된 사업이 이전보다 좀 더 높은 순위의 사업으로 평가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것은 여러 사람들이 토론과 참여를 기반으로 사업의 필요성을 산정하게 되면 순전히 개별적으로 의견을 질문할 때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암시한다. 한편 그룹토의에서는 건강검진과 건강박람회의 필요성도 비교적 높게 평가되었다. 이것은 앞서의 결과와 연관되는 것으로 주민들이 건강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려면 새로운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집약된 것으로 보인다. 보건교육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었는데 낮은 품질의 보건교육으로 더 이상 주민의 관심을 끌기 어렵기 때문에 이보다는 건강박람회와 같은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우선순위 조사의 경험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우선순위 조사가 일회적으로 완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과 좀 더 다양한 방식의 순위선정이 필요하며, 또한 단순히 설문지법에 의한 산술적 합산점수에 의한 순위선정보다는 집단적 토론방식에 의한 선정이 더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우선순위나 지체요인에 대한 논의가 지역사회 주민들간에 전개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부의 보건소 서비스 역량강화는 주민참여나 지역사회 역량강화(community empowerment)와 함께 추진될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Lanjouw and Aye, 2013).


Conclusion

미얀마 농촌지역 보건요원들을 대상으로 보건사업 우선순위 조사를 실시한 결과 5세 이하 클리닉 지원, 분만실 설치, 기반시설 확대 등과 같은 시설지원이 높은 우선순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그룹토의에 의한 결과에서도 시설지원이 중요한 순위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주민의 건강실천을 강화하는 방법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것은 우선순위 선정이 단순히 보건사업의 수요와 효과만을 따져서 결정하는 방법 이외에 집단토론에서 주장과 설득에 의하여 보다 합리적인 대안이 모색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보건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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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Setting the priority of health programs by using NIBP (N=23)

Needs
High Medium
Impact Very effective -Support under 5 clinic
-Build new birth room
-Innovate health center
-Computeri zation of health administration
Effective -Provide safe water -Expand health education
-NCD management
-Enrich the function of AMW & VHW
May effect -Health fair
-Children nutr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