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itute of Health & Environm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 Article ]
The Korean Journal of Public Health - Vol. 57, No. 2, pp.1-8
ISSN: 1225-6315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20
DOI: https://doi.org/10.17262/KJPH.2020.12.57.2.1

코로나 19 와 환경보건 : 당면한 과제와 전망

최경호1, 2
1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2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COVID-19 and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 : Pending Tasks and Future Outlook
Kyungho Choi1, 2
1Department of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 Graduate School of Public Health, Seoul National University
2Institute of Health & Environm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Kyungho Choi ( kyungho@snu.ac.kr, 02-880-2738)Graduate School of Public Health, Seoul National University, 1 Gwanak-ro, Gwanak-gu, Seoul 08826, Korea.

Abstract

Objectives

COVID-19 is virtually the first pandemic in modern world, and causes global scale public health burden and unprecedented socioeconomic damages throughout the world. This pandemic has changed many aspects of everyday lives, most vividly characterized by social distancing and lockdown, and calls for involvements of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 The purpose of this essay is to identify current tasks, and to initiate discourse on the longer-term efforts of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 in order to address several issues and concerns related with the outbreak and similar disasters expected in the future.

Results

Several pending tasks of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 are identified. Knowledge and communication gaps were identified for the use and disposal of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and hygienic products such as face masks and disinfectants. Increased use of disposables including plastic bags and tableware has been justified as a quarantine measure, but often without evidence supporting the use. Importance of management of chemical safety is also highlighted, as many diseases related to chemical exposure, e.g., diabetes, obesity, and cardiovascular diseases, are identified to exhibit increased risks for severe illness from COVID-19. On the other hand, global efforts to respond to climate crisis are considered by many experts as one of the most essential strategies to prevent or curtail the probability of another pandemic events.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 should play major roles in this effort.

Conclusion

New societal environment changed by COVID-19 pandemic shapes roles of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 The list of the topics proposed in the essay is not complete, and I hope this proposal would initiate active discussions among the interested scientists to identify more areas of active involvement and hence contribution of the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

Keywords:

COVID-19, environmental health, face mask, sanitation, chemical exposure, climate crisis

Introduction

SARS-CoV-2 감염에 의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팬데믹은 인구증가와 도시화로 인한 생태계 서식처 파괴, 기후변화로 인한 숙주생태계의 이동, 교통발달로 인한 연결성의 확대가 함께 초래한 감염병이다. 금세기 지구는 78억 인구의 과반수가 도시에 모여 살며, 도시와 도시는 몇시간 이내의 교통망으로 연결되어 있다. 현대 사회의 연결된 복잡성과 집중은 시스템적 인프라 위험을 빈번히 초래하지만, 마찬가지 이유 때문에 원인 규명이 어렵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여 해결도 쉽지 않은 것이다.(1)

코로나19 팬데믹은 코로나19는 발생 수개월만에 우리 사회와 생태계의 많은 영역에 심대한 파장을 끼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전문가가 판단하고 우리 사회가 동의한(또는 동의하도록 강제되었던) 새로운 생활방식을 요청하였다. 발생 이후 거의 즉각적으로 시작된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와 봉쇄(lockdown)부터, 문화권에 따라 약간의 저항은 있었지만 이제는 전세계적 표준이 된 마스크 착용까지, 우리 사회와 개인의 생활방식은 단기간에 일사불란하게 변화했다.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팬데믹의 시대에 서로 거리를 두고 필요하면 고립을 자처하는 것이 새로운 연대의 방식이라는 주장은 공감을 얻었다.(2) 이러한 새로운 생활양식은 그동안 인류가 익숙하게 받아들여온 대면과 접촉이라는 소통과 연대의 방식을 부정하는 것이다. 새로운 경험이라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거리두기와 위생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환경보건 분야가 답을 해야 할 중요한 질문들이 나타났다. 전염방식에 대한 이해, 마스크 등 위생용품 사용, 안전한 소독, 감염성 폐기물의 처리 등이 그 예이다. 환경보건 분야의 전문지식이 기여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요청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향후 우리 사회를 어떤 미래로 몰고갈까. 관여된 변인의 무수함과 복잡성을 고려할 때, 미래의 구체적인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분명한 것은 이렇게 강제된 우리사회의 변화가 상당히 오랫동안 유지될 것 같다는 점이다. 이제 닥칠 새로운 세상의 규범 또는 새로운 표준(new normal)에 수동적으로 대처만 할 것인가. 코로나19로 인해 초래될 일상생활의 변화는, 강제된 변화에만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의 안전과 생태계의 건강성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변화가 되어야 한다.

Snowden은 역병이 사회에 피해를 끼치는 방식이 무작위가 아니며 잘 정의된 통로에 의하는 것 같다고 했다.(3) 그 통로를 발견하면 인간은 통로를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질병의 피해를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보건학이 그 통로의 변화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환경보건학은 팬데믹의 발생을 예방하고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기여를 해야 할 것이다.

이 논설은 코로나19의 발생과 장기화에 즈음하여, ‘환경보건학이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장기적으로 환경보건학이 해야 할 연구와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상정하고 작성되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다룬 과제의 범위가 국한적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만을 반영한 것임을 제한점으로 언급하여야 한다. 향후 환경보건 분야의 폭넓은 고찰과 숙의를 통해 학문적 사회적 개입이 필요한 지점과 방향을 체계적이고 포괄적으로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논설은 이러한 노력을 요청하는 시도로 준비되었다.


당장 답해야 할 질문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관련된 당면한 환경보건학의 일차적 과제는 감염예방을 위한 위생조치로서 일상생활 중에 실천할 수 있는 조치 또는 방역 방법과 그 효용성 및 관련 영향에 대한 지식을 생산하는 것이다. 손씻기, 손소독, 마스크 등 개인위생과, 일회용품 사용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이러한 영역에 대해 생산된 지식은 구체적인 실천으로 연계되어 감염을 줄이고 건강을 보호하면서 환경에 미치는 부담도 최소화할 것이다.

1. 마스크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권장하는 개인방역 5대 생활수칙 중 사람 사이에 두 팔 간격 거리두기만큼 지키기 어려운 게 많지 않다. 마스크는 이 두 팔 간격 거리두기의 어려움을 보완할 수 있는 핵심적인 보호장치다. 제대로 착용한다면 코로나19의 전염방식으로 알려진 비말(침방울, droplet)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비말보다 작은 크기의 에어로졸(aerosol)도 차단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지침을 마련하여 마스크 착용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제공하였다.(4) 대중교통의 이용과 다중이용시설 입장을 위해서도 마스크 착용을 필수로 요구하는 국가들이 많이 늘었다.

그러나 실제 생활 환경에서 사용하는 마스크의 종류와 방식은 제각각이다. 덴탈마스크는 감염되어 증상이 있는 사람에서도 외부로 SARS-CoV-2가 이동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5)하기 때문에 제대로 착용한다면 타인에게 피해를 거의 주지 않는다. 호흡기의 일부만 가리거나 회의장에서 말을 할 때 마스크를 벗는 건 잠재적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다. 그렇다면, 마스크는 전염성이 있는 타인이나 오염된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데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COVID-19,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감염 연구를 메타분석한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adjusted OR은 0.15(95%신뢰구간 0.07~0.34)로 마스크의 바이러스 감염 예방효과는 명확하다.(6) 그러나, 마스크를 사용하더라도 감염가능성이 3.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비록 KF94 등급의 마스크를 사용했을 때 감염의 가능성이 더 줄어드는 것을 보고했지만, 마스크가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전적인 보호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SARS-CoV-2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보건의료 현장에서 수행된 4건에 불과하지만, 이 사례연구들 중에서 마스크를 사용했음에도 감염이 발생한 사례는 단 한 건에서 보고되었다(중국 허베이성 대상 연구. 마스크사용 1/1286명, 마스크 미착용 119/4036명 감염).(7) 일상 생활 중의 마스크 사용에 따른 감염 차단 효과에 대한 정량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마스크의 종류와 착용 방법에 따른 착용자의 보호효과에 대한 환경보건학적 지식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감염 예방지침을 마련하는데 유용할 것이다.

2. 위생용품의 안전한 폐기

전지구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된 일회용 위생용품의 환경피해가 우려된다. 지난 2월 이후 6월말까지 한국에서 폐기된 마스크는 최소 8억개로 추측되며,(8) 영국에서 지난 2월부터 4월 중순까지 버려진 개인보호구(마스크, 장갑 등)는 10억개 이상으로 추산된다.(9) 1회용 잠재적인 병원체 오염 때문에 재활용이 불가하다. 사용된 마스크나 장갑은 감염성폐기물로 관리되는 것이 논리적이다. 실제로 마스크 표면에 SARS-CoV-2가 최대 7일까지 잔존할 수 있고(10), 오염된 표면(fomites) 접촉을 통해 간접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11,12).

위생 목적으로 사용되는 일회용품 등의 안전한 폐기 방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포르투갈 환경부는 최근 감염성 폐기물이 혼재되어 있는 가정폐기물을 새지 않는 포장으로 밀봉하여 가능하면 소각하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했다(13). 우리나라 정부는 마스크의 안전한 사용지침은 마련하고 있으나, 의료종사자나 자가격리자 등 이외의 일반인이 배출한 위생용품의 안전한 폐기 방법에 대한 일관성 있는 지침이나 규제는 아직 제공하지 않은 형편이다.(14) 가정과 직장에서 배출되는 마스크와 장갑 등 1회용 위생용품에 대한 위생적 처리지침이 필요하다. 또한, 도시봉쇄 등의 강력한 이동 제한이 적용될 때를 대비하여, 의료기관 등에서 배출되는 감염성 폐기물의 적절한 수거와 안전한 처리를 위한 폐기물 관리방식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3. 일회용품 사용

다회용품이 질병의 매개체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위생용품 뿐만 아니라 일회 생활용품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사용량이 급증한 일회용품은 주로 일회용 플라스틱(single use plastic)과 개인보호구다. 이런 제품들이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인 점을 고려하면, 사용량과 의존성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서 플라스틱이 얼마나 절대적인 원료인지를 알 수 있다.(15)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감염증의 심각단계 격상에 따라 1회용품 사용규제의 한시적 제외(환경부고시2016-253호) 조항을 근거로 감염증의 심각단계 격상에 따라 식품접객업소를 중심으로 1회용품 사용이 확산되고 있다. 감염병 위험이 높을 때 공항, 항만, 기차역에 위치한 식품접객업종에 대해 많은 고객이 이용하여 충분한 소독과 세척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와 손님이 직접 요구하는 경우에 1회용품을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조치를 적용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향후 이런 규제완화 요구는 확대될 것으로 추측된다.

팬데믹 초기에 위생과 안전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을 때는 한시적으로 용인될 수 있지만, 환경과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급증하는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장기적인 대안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일회용품의 대안은 없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천마스크(cloth mask)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16) 최근, 천마스크와 의료용 1회용 마스크의 입자(대략 300 nm 크기 이하의 non-oil 에어로졸 입자) 차단 효율을 비교한 결과, 의료용 마스크는 53~75%, 천마스크는 28~91%로 보고되었다. 변이가 크긴 했지만 얼굴과의 틈을 잘 막아 사용한다면 입자 제거효율이 비슷한 수준이었다.(17). 최근 미국의 플라스틱산업연합(Plastics Industry Association)을 중심으로 일회용품 사용의 확대하기 위한 캠페인(Bag the Ban)을 수행하고 있다.(18) 과연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용하는 것이 코로나19 감염증에 더 안전한 대안이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량적 검토가 필요하다. 적어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토트백이 1회용 비닐백에 비해 더 위험하다는 증거는 없다.(19) 다회용품의 위생문제가 합리적인 우려인지 1회용품 사용보다 더 나은 대안은 없는지에 대한 환경보건학적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현실적으로 모든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경우 환경친화적인 대체재를 개발하여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분해 가능 재질이 플라스티의 한 대안이 될 것이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제조에 비용이 많이 들고 농업생산물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현재 2%에 불과한 시장점유율을 올리면 플라스틱 오염의 피해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20)

4. 소독

코로나19의 감염이 비말뿐이 아니라 오염된 표면(formites)의 접촉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21) 비록 이러한 증거가 현실적인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22) 전염 예방을 위한 환경소독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동선과 감염취약지역에 많이 사용한 소독방식은 살균소독제의 분무였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공간에 대한 소독지침과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쩔 수 없었던 조치였다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전염예방을 위한 분무소독이 효과가 없다는 점은 잘 알려졌고, 정부의 지침(23) 을 통해서도 적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무소독이 반복되고 있다. 소독지침이 정확히 준수되어 실행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소독(disinfection)은 표면 중 미생물을 불활성화하거나 파괴하는 것으로, 세균의 아포(spore)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미생물을 거의 제거하는 멸균(sterilization)보다는 약하지만, 대부분의 알려진 병원성 미생물을 제거한다.(24) 이 목적으로 사용하는 살균제는 보통 세정제보다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정확히 지침을 따라 사용되어야 하며 불필요한 노출은 피해야 한다. 환경소독에 사용하는 소독제의 안전성과 안전한 사용지침 등에 대한 점검도 따라야 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의 경우, 일주일 이상 빈 공간이라면 일반적인 표면 세정이면 충분하고 소독이 필요 없다. 대개 그 정도 시간이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멸하기 때문이다.(25) 학교를 다시 열 때 교실마다 분무살균소독을 할 필요가 없었다. 소독한 고체 표면은 다른 사람이 만지기 전까지만 깨끗하다. 엘리베이터 버튼이나 다중이용시설 및 교통수단의 문고리 등의 매체의 접촉을 통한 간접적 전파가 우려되는 이유이다. 보건복지부는 ‘손이 자주 닿는 곳’을 ‘주기적으로 소독’하라는 지침을 제시했다. 이때 ‘주기적’이 얼마나 자주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 감염의 매개가 되는 표면에 대한 소독 방식이 개선되어야 하며 전파 차단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선별진료소와 병원 등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장소에서는 더욱 상세한 지침이 필요하다.

5. 손위생

우리 사회에서 손씻기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실태조사 및 손씻기 교육 등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었다.(26) 그동안의 노력은 현재의 코로나 19 감염증의 대처에도 커다란 혜택을 주었을 것이다. 저소득층 국가의 경우에는 안전한 손씻기 기반 시설(handwashing station. 물과 비누)은 매우 취약하다.(27) 손씻기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사람들이 2019년 현재 20억명으로 추정되며 이보다 더 높은 추정치를 제시하는 연구도 있다. 아프리카의 아디스아바바, 나이로비의 주민 50% 이상이 손씻기 접근성 측면에서 취약하다. 고소득국가라 해도 반드시 우수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나바호 자치국(Navajo Nation)의 거주 시민 19%는 제대로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손씻기 설비 접근성에 대한 정량적 자료는 찾을 수 없었다.

손씻기가 어려운 환경에서 손세정제(sanitizer)가 바이러스 전파를 줄일 수 있어 대체재로 사용될 수 있지만, 엄밀한 의미의 세정(cleaning)은 아니며 깨끗하지 않은 손에는 효과가 적다. 따라서 필요할 때 손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교, 지하철 등 공공시설에서 손씻기는 어렵지 않다. 안전한 물과 세정제가 구비되어 있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의 대중교통시설과 거리에서는 손씻기가 쉽지 않으며 쉽게 손을 씻을 수 없는 노동환경도 있다. 안전한 손씻기 자원의 사각지대를 확인하고, 불가능할 때의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주요 기저질환의 원인으로서 환경보건 문제

코로나19는 환경성 질환의 중요성도 보여주었다. 코로나19 회복의 취약성에 영향을 주는 기저질환으로 널리 알려진 비만, 당뇨병, 심장질환, 만성신장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은 모두 환경성 질환이다.(28) 즉, 이 질환은 대기오염처럼 외부 환경과 관련된 요인은 물론, 과불화화합물,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제품과 생활화학제품 노출에 의해서도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29-32) 유해화학물질 오염과 병원성 바이러스가 초래하는 건강영향에 대한 원헬스적 접근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생활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만성질환 이환의 책임은 개인의 것만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화학물질 사용 환경을 개선하고 환경오염을 저감함으로써 생활환경을 건강하게 변화시키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환경오염 취약지역과 계층에 대한 선제적인 예방조치가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주요 만성질환의 피해를 줄이고 코로나19와 이와 유사한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임상적 예후를 개선하도록 만들 수 있다.(33)

환경보건학은 질병발생의 화학물질 요인을 파악하고 그 기여 정도를 평가함으로써 건강수준을 향상하는데 기여해 왔다. 향후 환경보건학은 감염병 취약성 요인과의 연계성을 매개로 해서 역할이 확대될 것이다. 환경보건학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환경성 질환 이환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하는데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기후위기와 팬데믹 대응

환경보건학의 중장기 노력은 팬데믹을 몰고 온 근원적 이유가 무엇인지 즉 우리와 환경과의 관계 맺기가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이었는지 명확히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는 코로나19의 핵심적 원인 가운데 하나이다. 지구 온난화로 열대기후대가 고위도로 이동하면서 열대 생태계에 새로 접하는 온대지역의 사회와 인구가 늘고 있다. 온대지역 주민들에게는 면역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신종 병원체에 접촉할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로 초래되는 큰 산불도 빈도와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34) 이로 인해 초래된 서식지 파괴는 인간이 새로운 생태계와 접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이에 따라 기후위기와 서식지 변화가 필연적으로 초래할 인수공통전염병의 빈발과, 이를 팬데믹으로 이끄는 세계화의 상호작용에 대한 환경보건학 연구가 요청된다.

따라서 기후변화는 감염병 발생과 전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와 기후위기의 발생원인 중 일부는 중첩되며 따라서 공통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35) 기후위기야말로 인류 공동체가 멀리 않은 미래에 처할 가장 분명하며 큰 충격이라는 점에 대한 이견은 대체로 없다. 최근 수개월 동안 급속하게 닥친 코로나19와는 달리 막연한 미래의 걱정으로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시급한 전지구적 현안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뿐이다. 기후위기 대처에 코로나19와 비슷한 수준의 긴급성을 부여해야 한다(36)는 주장이 공감을 얻고 있다. UN 아프리카를 위한 경제위원회(Economic Commission for Africa)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회복을 위한 조치가, 기후위기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현재의 생산, 소비, 분배체계로 되돌아가는 것이 되어서는 안되며, 취약성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37) 2020년 7월, 서울시는 건물, 수송, 도시숲, 신재생에너지, 자원순환 정책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서울시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했다.(38) 이러한 노력이 차질 없이 수행되고 발전적으로 진화한다면 기후위기 대응은 물론이고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발생 예방을 위해서도 도움을 줄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환경보건 분야의 역할은 코로나 이후에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에 대한 정량적 분석을 토대로 생태, 교통, 재활용 등 여러 분야에서 개인과 사회가 할 수 있는 노력과, 이러한 노력이 지속가능성과 보건 분야에서 주는 편익에 대한 분석은 활용성이 매우 클 것이다. 또한 그린뉴딜 정책과 같은 국가적 사업에서 지속가능성과 환경보건적 가치를 반영하고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전망

현대 위험사회의 특성으로 Beck은 평등한 또는 민주적 속성(모두에게 공평하게 위험이 부과된다는 면에서)과 파급성(어느 한 지역에만 국한될 수 없으므로)을 제시하는 한편, 안전을 위해 전체주의적 해법이 시도될 수 있다고 했다.(39) 향후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가늠조차 어려운 코로나19는, Beck이 제시한 위험사회의 속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누구든 가리지 않고 감염시켜 피해를 일으키는 생물학적 평등성을 보여주었다. 중국에서 시작된 감염병이 몇달 만에 전세계로 확대되는 파급성을 보여주었다. 사람 사이의 접촉에 의해 전파하는 감염병의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의 확산속도는 매우 빠르다. 이런 속성 때문에 코로나19는 사회적 격리와 개인보호구의 착용으로 대표되는 행동 변화를 전지구적으로 순식간에 유도했다. 전지구적으로 개인의 행동에 대한 전체주의적 통제가 수반되었지만, 사람들은 자신과 사회의 생존과 건강을 위하여 이를 받아들였다. 당면한 팬데믹의 위협의 인식 수준과 공감대가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했으며, 여기에서 건강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Salus populi suprema lex esto) 서로를 배려하는 연대의 정신을 발견한다. 팬데믹의 재발을 막고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의 변화도 전지구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발견하는 맥락이다.

코로나19는 현대사회에서 사실상 최초로 발생한 팬데믹이다. 코로나19는 우리가 누구인지 거울처럼 비춰주었다.(3) 실제로 코로나 19는 우리 사회에 내재된 불평등성과 토대의 흠결을 드러냈다. 개발도상국과 저소득층에 집중되어 급증하는 감염자와 사망자, 민간의료시장의 실패, 병상포화와 의료전달체계의 문제 등이 예이다. 코로나19는 사람들에게 생계계에서 인간의 위치와 한계를 명확히 인식시켰다. 자연과 생태계가 인간의 것이 아니며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생태주의적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된 것이다.

오늘의 위기는 당면한 암울한 미래의 전조일 수도 있지만, 파국을 피하거나 최소화하도록 우리를 강제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한 노력은 지역적으로 시작되어야 하지만, 우한의 전염병이 몇달 만에 전세계로 확산되었음을 지켜본 우리는, 그 노력이 어느 누구도 소홀히 두어서는 아니되는 전지구적인 것이 되어야 함도 깨달았다. 코로나19의 충격과 일련의 변화가 향후 대안적 생활방식과 지속가능한 체계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하는 이유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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