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발달 지연 아동 및 양육자의 의료 이용 경험 변화
초록
코로나19로 인해 발달 지연 아동의 의료 이용은 전반적으로 감소하였다. 구체적으로 진료 금액 대비 수진자수, 내원일수의 감소가 더 유의미하였다. 발달 지연 아동의 양육자 또한 변화 및 대응 측면에서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이를 통해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사회 재난시 의료 소외계층을 통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것을 알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analyze the impact of COVID-19 on healthcare services and parental experiences of children with developmental delays. In addition, it proposes political strategies to ensure equitable access to healthcare services for the medically marginalized population in future social crises
This study employed a mixed-methods research design combining quantitative and qualitative approaches. The former analyzed the changes in healthcare services before and after the COVID-19 outbreak from 2017 to 2021. The data used for the analysis consisted of a total of 242,192 records obtained from the Health Insurance Review and Assessment service (HIRA). The latter involved conducting individual focused interviews with parents or grandparents of children with development delays.
Over the course of two years following the onset of the COVID-19, there was an overall decrease in costs, patients and visits. Compared to the expected ratios based on years 2017-2019, patients (0.781) and visits (0.779) exhibited a more pronounced decline than costs (0.946). Through qualitative research, the difficulties related to economic support, treatment assistance and caregiving support were identified. These findings highlight the necessity for improvements in these areas.
Significant decline in the rehabilitative treatment and healthcare services among children with developmental delays was observed. Moreover, the necessity for comprehensive policy intervention to address the multifaceted aspects regarding healthcare services for the children is required.
키워드:
코로나19, 발달 지연, 의료 이용, 소아 재활 치료, 사회 재난Keywords:
COVID-19, Developmental delays, Healthcare utilization, Pediatric rehabilitation, Social crisesIntroduction
코로나19처럼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감염병으로 발생한 피해는 사회 재난에 해당한다(재난안전법 제3조).
정의 규정이 해당 법령상 중요한 용어에 기술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법제처, 2021), 재난이 국민과 국가에 끼치는 영향은 사회적으로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소외 계층은 사회 위험에 더욱 노출되고 있다. 사회적 위험 정도는 각 계층의 사회 경제적 지위에 따라 다르며 연령, 장애, 유무, 성별 등에 의한 기존 취약계층에 더욱 집중되고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21).
같은 법 제4조에서도 재난에 대한 국가 등의 책무를 명시하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와 소외 계층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의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의 부정적 영향 중 더욱 주목할 점은 의료 이용 저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인당 월평균 입·내원일수는 지속해서 증가 하였으나 2020년은 1.56일로 전년 대비 11.9% 감소하였다. 2020년 상반기 의료서비스 이용자의 15.6%는 병·의원을 방문하는 동안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느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증가한 사회적 불안감이 의료기관마저 위험한 곳으로 인식하는 원인으로 작용 하였다(신정우, 2021).
코로나19동안 의료 이용은 전반적으로 감소하였으나 유행 시기, 환자 및 의료 기관 특성에 따른 차이가 있었다(오정윤, 2021).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이용 변화를 확인하는데 의료기관, 진료형태, 이용자특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코로나19로 인한 발달 지연 아동의 의료 이용 및 양육자의 경험 변화에 집중하고자 한다. 발달 지연은 출생 후 월령이나 연령에 맞는 발달을 정상적으로 획득하지 못한 상태로 정의한다. 통상적으로 발달 지연, 발달 장애, 발달 지체를 혼용하는 경우가 많으나, 본 연구 에서는 장애인 등록 또는 장애로 확진 받지 않았음에도 재활 치료가 필요한 아동을 대상에 포함하였으며 이를 발달 지연이라 통칭한다.
발달 지연은 전체 소아의 5~10%에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재활 치료 등 조기 개입을 통해 초래될 수 있는 장애를 최소화 하거나 동반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조기 진단과 개입은 매우 중요하다 (정희정, 김정아, 2016).
그럼에도 발달 지연 아동은 코로나19와 같은 생활의 변화나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어려우며 조기 개입이 필요한 학령 전기 아동의 경우 공포와 불안감에 더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최지욱, 2021).
이에 따라 학령 전기 발달 지연 아동 및 양육자의 의료 이용 실태와 경험을 분석하고 양육자에 대한 심층적 조사를 시행하여 향후 사회 재난 발생 시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Methods
본 연구에서는 통합적인 분석을 위해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를 모두 진행하는 혼합 방법 연구를 시행하였다. 먼저, 양적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전후 발달 지연 아동의 의료 이용 변화를 분석하고 질적 연구를 통해 양적 분석 결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1. 자료 구축의 대상
2017-2021년 동안 코로나19 전후 의료 이용 변화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5년간 청구된 242,192명의 재활의학과 외래 수진자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외래를 통해 전문 재활 치료를 받는 만 3세 ~ 만 6세 학령 전기 아동의 월별 내원일수, 전문 재활 치료 금액, 수진자수 이용 현황을 코로나19유행 시기별로 6개 구간으로 구분하여 합산하였다.
재활 치료는「건강보험행위급여·비급여목록표 및 급여상대가치점수」제1편 제2부 제7장 이학요법료 제3절 분류에 따른 전문재활치료 분류 번호를 선정하였으며, ‘사121가, 사121나, 사122, 사123가, 사123나, 사123다, 사124, 사125, 사126, 사127, 사127주2, 사128가, 사128나, 사128다, 사129, 사13, 사130가, 사130나, 사130나주2, 사131, 서141’으로 산정된 건을 분석하였다.
진료 기간별로 수진자수, 진료 금액, 내원일수를 분석하여 기댓값 (코로나19 이전)과 관찰값 (코로나19 이후)의 비(observed-to-expected ratios ; O:E비)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확인하였다.
양적 연구를 통한 보건의료데이터 분석 외 팬데믹 등 광범위한 재난 상황의 대응 정책으로 의료 이용의 접근성과 보장성에 대한 세심한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므로 질적 연구(일대일 초점 면담)를 진행하였다.
초점 면담은 사전에 협의가 이뤄진 소아 전문 재활병원을 통해 연구 목적에 적합한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선정 기준은 외래 통원하여 전문 재활 치료를 받는 학령 전기(만 3세 ~ 만 6세) 발달 지연 아동의 양육자로, 연구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자발적으로 참여를 결정, 서명 동의한 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서울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았으며 (IRB No. 2209/002-004), 윤리적 문제를 고려하여 연구 도중 참여 중지 의사에 대한 사항 등을 사전에 충분히 안내하였다.
2. 분석 방법
의료이용 O:E비는 유행 시기별로 평균값과 95% 신뢰구간을 제시하였다. 또한, 진료금액, 내원일수, 수진자수 별로 하위 분석을 실시하여 t-분석을 통해 기댓값과 관찰값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확인하였다. 자료 구축과 통계 분석은 IBM SPSS Statistics 버전 28.0.1.1(15)을 통해 수행하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의 월별로 구축한 진료 금액, 수진자수, 내원일수의 평균을 기댓값(Period 1)으로 설정하였다. 2020년은 질병 관리청의 기준을 참조하였고 2021년은 백신 접종과 델타 변이를 기준으로 구분하였다. 2020년 1월-4월을 1차 대유행 (1st wave, Period 2), 2020년 5월-7월을 1차 대유행 이후 (post 1st wave, Period 3), 2020년 8월-10월을 2차 대유행(2nd wave, Period 4), 2020년 11월-2021년 1월을 3차 대유행(3rd wave, Period 5), 2021년 2월-5월을 백신 접종시기(vaccination, Period 6), 2021년 6월-12월을 델타변이 시기(Delta Variant, Period 7)로 구분하였다.
Colaizzi의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통해 발달 지연 아동과 양육자의 의료 이용 경험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진행하고자 하였다.
사전 협의된 소아 전문 재활병원에서 양육자를 대상으로 20분 내의 개별 면담을 진행했으며, 사전 동의하에 녹음하였다. 녹음한 내용은 면담 종료 후 필사하여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였다. 개인 정보 노출을 방지하고자 설문 조사와 필사 자료는 참여자에 각 알파벳을 부여하여 익명 처리하였다.
면담에 앞서 사전에 연구 참여자와 발달 지연 아동의 일반적 특성에 대한 설문이 이루어졌으며,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다(Table 1, 2).
면담은 개방형 질문(총 6개)을 통해 진행됐으며, 질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아동의 의료서비스/시설 이용에 어떤 변화들이 생겼나요?”
②“아동의 의료서비스/시설 이용과 관련한 변화를 잘 대처해나갔다고 생각하시나요?”
③“코로나19 확산 이후 원래 아동이 이용하던 의료서비스/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 경우, 어떤 부분이 달라졌을까요?”
④이용하실 수 있었던 경우, 어떤 부분이 달라졌을까요?
⑤ 아동 및 양육자 또는 주변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아동의 의료서비스/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나요?
⑥“향후 코로나19와 같은 유사 사례시 원활하게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수집한 자료는 반복하여 읽으며 자료 전체를 검토하였고 현상과 관련된 의미있는 진술을 추출하였다. 이를 재구성하여 주제 모음으로 범주화하였다. 연구자 3명이 범주화한 내용을 다른 연구자 2명이 다시 검토하고 이후 재논의를 통해 합의된 주제를 도출하였다 (김분한, 1999).
Results
1. 양적 연구
코로나19 이후 2년동안 진료금액, 수진자수, 내원일수는 전반적으로 감소하였다. 진료금액(0.946) 대비, 수진자수(0.781), 내원일수(0.779)이 더 크게 감소하였다(table 3).
진료금액의 경우 1차 대유행 시기에 큰 폭으로 감소(0.792)하였으나 1차 대유행 이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어 유의미한 감소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진자수는 기댓값(2017-2019년) 대비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하였다. 연도별 변화에서도 2020년(0.797), 2021년(0.765), 2020-2021(0.781)로 감소를 확인하였다.
내원일수는 수진자수와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하였으며 연도별 분석에서도 2020년 (0.806), 2021년(0.752), 2020-2021년 (0.779)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2. 질적 연구
양적 연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발달 지연 아동의 의료 이용 감소를 확인하였으며, 질적 연구를 통해 아동과 양육자의 경험을 파악하여 의료 이용이 감소한 이유를 세부적으로 파악 하고자 하였다. 또한 제도적 지원에 대한 경험과 원활한 의료 이용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확인 하여 향후 유사한 재난 상황 시 정책적 개선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경험 및 변화에는 ① 코로나19 이후 의료 이용 변화, ② 의료 이용 변화로 인한 어려움, ③ 코로나19 대처의 어려움 총 3가지로 분류하였다.
1) 코로나19 이후 의료 이용 변화
발달 지연 아동이나 양육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의료 이용이 중단됐다. 의료진 확진 등 의료기관 상황에 따라 의료 이용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제가 못 움직이니까 애가 재활 치료를 못 가고 집에 계속 같이 있었어요.”(참여자 g)
"선생님들이 이제 코로나에 걸리면 치료 기관이 또 중단이 되고, 폐쇄를 경험했죠.”(참여자 a)
2) 의료 이용 변화로 인한 어려움
치료 중단으로 인해 양육자는 발달 지연 아동이 퇴행 또는 각성이 높아지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평가하였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 TV 등 미디어 노출이 증가하였고 기존에 하지 않거나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일도 있었다. 양육자의 돌봄에 대한 부담 역시 더욱 증가하였다.
이후 다시 의료시설을 이용하더라도 치료 기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치료사의 입을 볼 수 없는 등의 사유로 언어 치료를 포함한 재활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다.
"수업은 한 거와 안 한 것의 차이가 보이고, 안 하면 퇴행도 보이기 때문에... 워낙에 예민한 아이들이 되다 보니까 수업이 한동안 없으면 퇴행하는 모습이 보여요." (참여자 e)
"집에 있으면 주로 TV를 많이 보게 되니까 TV를 많이 보면 또 아이도 약간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 같고, 짜증도 많이 내고.”(참여자 f)
"마스크를 쓰고 하니까... 일상생활에서도 사람의 입을 못 보는데 치료를 하러 왔는데도 입을 못 보니까... 초반에는 많이 형상이 좀 없다고 느껴졌었죠.”(참여자 b)
"집에 있으면 사람들 안 만나려고 집에 있는 거니까 아이도 약간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 같고, 짜증도 많이 내고, 또 그런 부분도 있어서 좀 양육할 때 어려운 부분도 많고.”(참여자 h)
3) 코로나19 대처의 어려움
치료를 위한 마스크 착용 또는 코로나19 검사시 발달 지연 아동의 거부 반응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의료 시설을 이용하지 못 하는 경우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자체적으로 다른 방법을 통해 진행해야 했다.
또한, 코로나19 대처는 개인 차원의 노력에 의존하며 양육자의 부담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스크 쓰기부터 시작해서... 써야 되는 이유를 그림으로 해서 알려주고 나는 무조건 밖에 나갈 때는 써야 된다라는 거를 이제 계속 반복해서 알려주고... 감각이 예민하다 보니까 마스크 닿는 거를 또 싫어하는...” (참여자 e)
"아이가 코로나 검사를 같이 해야 되는데 이게 아프잖아요. 지금 트라우마처럼 돼버린거죠. 지금은 코로나 검사하자 그러면 경악할 정도로 싫어해요”(참여자 g)
"딱히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그냥 집에서 그때 센터에서 배웠던 거 하기도 하고”(참여자 d)
제도적 지원은 ① 경제적 지원, ② 치료 지원, ③ 돌봄 서비스 지원, ④ 관련 정보제공 여부 총 4가지로 분류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양육자의 의견을 종합할 때 발달 지연 아동의 의료 이용과 관련된 제도적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 경제적 지원
굳센 카드 (서울시교육청) 및 발달 바우처로 통용되는 사회서비스 전자 바우처 (보건복지부) 등의 경우 소득 및 자격에 따라 지원 대상이 아니거나 대상임에도 지급 받은 바우처를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
"발달 바우처는 소득 때문에 쓰지를 못하고. 물리랑 작업치료 정도만 급여고 나머지는 다 비급여여가지고. 보통 실비가 돼서 내는데 만약 실비 없으신 분들은 또 이런 금액적인 부분에 대해 어려움이 있으시고.”(참여자 h)
2) 치료 지원
방문 치료 등 치료 지원에 대해선 안내 받은 적이 없거나 주변에 관련 종사자가 있는 경우에 한해 진행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의료시설 이용 중단에 따른 대안이 양육자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모습을 확인하였다.
“(방문치료) 저는 해봤어요. 아는 박사님이 본인 고모님이 xx대 교수인데 그 쪽이어가지고 해서 얘기를 해주셨는데”(참여자 f)
3) 돌봄 서비스 지원
돌봄 서비스 이용에 대해 잘 모르거나 활동 보조 서비스만 언급되었으며, 관련 제도를 이용한 양육자는 없었다. 또한 해당 제도가 실제 가정 내 돌봄에 필요한 부분보다는 아동의 물리적 이동 위주의 지원으로 이루어져 양육자가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돌봄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활동 보조 지원에 신청했었는데 매칭이 안 되니까 … 지원사가 매칭이 안 되니까 …. 나라에서 해주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용하기 어렵고”(참여자 h)
4) 관련 정보 제공 여부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시설/서비스 이용 관련 지침을 제공받았거나 들었다고 응답한 경우는 없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양육자 대상 발달 지연 아동에 대한 의료서비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양육자 간 정보 교류, 커뮤니티, 박람회 등에서 개인적인 노력으로 정보를 수집해야 했다.
“전혀 없어요. 그래서 다 엄마들이 알음알음이나, 내가 발로 뛰어서 신청 해야돼서 그런 게…”(참여자 a)
“지자체에서 정보를 줘야 하는데 그런 정보 제공이 전혀 없고, 제가 달라고 요청드리면 2년 전 브로슈어를 주시면서 ‘이게 참고도 될 수 있으니까 한 번 보세요.’라고도 하고.” (참여자 f)
코로나19 이후 이루어진 제도적 변화에 대해서는 매달 소진이 원칙이었던 굳센 카드와 발달 바우처 소진 기간 연장과 일부 지원 금액의 증액 등 경제적 지원에 한해 양육자가 변화를 체감하고 있었다.
개선점은 ① 의료지원 확대, ② 돌봄 지원 확대, ③ 효율적인 정부 행정서비스 총 3가지로 분류하였다.
1) 의료지원 확대
경제적 부담에 따른 의료보험 지원 확대와 방문 또는 비대면 치료 등을 요청하였다. 비대면 치료가 어려운 경우 집에서 따라 할 수 있는 치료 콘텐츠의 제작을 요청하였다.
또한, 발달 지연 아동을 직접 돌보는 경우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가족요양비와 같은 지원을 요청하였다.
“부모가 돌보나 조부모가 돌보나 나라에서 좀 혜택을 주면 좋지 않겠나. 노인장기요양에서는 내 가족을 케어를 하면 일정 시간의 그 케어 한 부분에 대해서 인정을 해주고 그 가족력으로 해주잖아요.”(참여자 i)
“제가 확진됐을 때 못 간다고는 얘기를 드리고 집에서 제 스스로가 뭐 하기는 하는데 그럴 때 이런 거 한 번 이번 주에 약간 커리큘럼이라든지 이런 게 주어지면 그래도 엄마 입장에서는‘ 그럼 이런 거 해볼까?’”(참여자 b)
2) 돌봄 지원 확대
보호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되는 경우 돌봄 공백이 발생하였다. 발달 지연 아동의 특성상 옆에서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므로 긴급 돌봄 서비스의 확대 및 정착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예를 들면 아기가 (코로나에) 걸렸으면 부모가 아이를 돌볼 수 있잖아요. 근데 부모가 걸리고 아기가 안 걸렸을 경우에는 아기를 돌볼 사람이 없잖아요.”(참여자 i)
3) 효율적인 정부 행정서비스
굳센 카드 및 발달 바우처 등 관련 제도의 관할 부서가 다른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으며 의료 기관의 진단과 지원 제도 대상의 차이로 인해 사각지대가 발생하였다.
“국가지원이 조금 더 늘어나야 된다고 보고요. 지금 있는 이걸로는 이 뭐, 다 또 부서가 틀려요.” (참여자 a)
"스펙트럼이라는 단어를 붙여놓고 병원에서는 이 아이가 “아, 이 범주에 들어가요.”라고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복지카드는 나오지 않는 현실.” (참여자 d)
Discussion
코로나19로 인한 발달 지연 아동의 의료 이용 및 양육자의 경험 변화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양적연구에서 코로나19 이후 2년 동안 만 3-6세 발달 지연 아동의 외래 재활 치료는 이전 대비 감소하였다. 진료 금액은 코로나 초기에 감소하다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수진자수, 내원일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둘째, 질적연구에서 코로나19 이후 발달 지연 아동의 양육자는 의료이용 경험 및 이로 인한 변화와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제도적 지원으로 경제적 지원, 치료 지원, 돌봄 서비스 지원, 정보 지원이 부족하였다. 개선점으로는 의료 및 돌봄 지원에 대한 요구 및 효율적인 행정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동안 발달 지연 아동의 가정이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겪었으며 감염병 위기 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것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한계로 상병코드 부여에 기관별 편차가 존재할 수 있어 상병별 분석을 제외 하였다. 치료 종류별 하위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아 질환별 치료 내용에 따른 구체적인 변화 여부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이를 사유로 타 환자군의 의료 이용 변화와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울 수 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감염병 등의 사회 재난 시 발달 지연 아동의 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다음의 두 가지 측면에서 제언 하고자 한다.’
1) 감염병 위기 시 재활 치료 아동의 통합적 의료·돌봄 대응 시스템 구축 및 이행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 시 재활 치료 제공 기관에 대한 통합적 대응 시스템을 구축(김동일,2021)하여 치료의 연속성을 보장하고 발달 지연 아동의 의료서비스 및 돌봄 공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적절한 의료, 돌봄 인력을 포함한 자원을 확보하고 발달 지연 아동을 위한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19에 대한 의료기관의 대처는 기관별로 상이하였으며, 발달 지연 아동의 양육자들은 개인 차원의 노력을 통해 정보를 얻는 등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을 확인하였다. 정부와 관련 부처는 재활 치료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를 ,위한 대응 지침 및 적절한 정보 채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2) 재활치료비용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완화
발달 지연 아동의 가정은 이전에도 높은 치료 비용으로 경제적 부담을 겪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위험에 노출되며 기존보다 더 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굳센 카드와 발달 바우처의 경우 대상 및 금액에 한계가 있고(서울시, 2022), 비급여 치료의 비중이 높아 치료의 상당 금액을 민간 보험에 의존하고 있다. 민간 보험이 없는 이용자의 경우 그 경제적 부담은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한다(보건복지부, 2021). 이에 따라 비급여 재활 치료의 급여화, 건강보험 본인 부담률 완화 등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기존 관련제도의 대상자 및 지원 확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Conclusion
코로나19로 인해 발달 지연 아동의 의료 이용은 감소하였고 양육자는 다면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럼에도 발달 지연 아동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충분치 않다. 지원정책의 제도화를 위해 의제화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본 연구 결과를 통한 사회의 관심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향후 코로나 19와 같은 사회적 재난 발생 시 의료취약계층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과 후속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
Acknowledgments
연구 설계 및 분석 방법을 포함하여 전반적인 조언을 주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정완교 교수님께 감사를 표합니다. 질적 연구에 협조한 지역사회 의료기관으로 발달 지연 아동의 양육자 인터뷰에 도움을 주신 강서큰나무재활의학과의원 (대표원장 구명회)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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