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의 불안 및 우울상태와 식행태와의 관련성 연구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association between anxiety, depression and dietary behaviors among high school girls.
The subjects were 1,922 students who are in first and second grade of high schools in Seoul, Daejeon, and the mean age was 17.0±0.6 years. The data was collected through self-reported questionnaires which included general characteristics, dietary intake, Bulimia (Bulimia Test-R), depression and anxiety assessment (HADS).
The average score of anxiety, depression, and bulimia were 7.0±4.1, 6.1±3.3, and 50.9±14.2, respectively. Twenty nine percent of the girls had depression disorder (mild 20.3%, moderate 8.1%, and severe 1.3%) and 42% of the subjects showed anxiety disorder (mild 22.1%, moderate 15.3%, severe 4.6%). Anxiety and depression scores were positively correlated with intake frequency of soda and fast food but negatively associated with vegetable and fruit intakes (p<0.001). Bulimia tends to increase by depression group. Also the more reach higher level of anxiety, the more have milk (p=0.022). Students in anxiety group have less snack (p<0.0001) than other students who have the normal level of anxiety.
The prevalence of anxiety and depression disorder was high among high school girls and associated with unhealthy dietary pattern. Mental health care programs are necessary for better dietary behaviors of girl adolescents.
Keywords:
Anxiety, Depression, High school girls, Dietary behavior, BulimiaIntroduction
우울은 청소년기에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정서장애로[1], 성인과는 다르게 우울감을 직접호소하기 보다는 불면증, 피로, 두통, 복통 등의 신체 증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2]. 또한 우울이 심한 경우에는 근심, 침울함, 실패감, 무력감, 무가치감을 포함한다[3]. 우울증의 유병률은 학령전기 아동의 2%에서 시작해서 청소년기에서는 6%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 또한 청소년기의 우울증 증가는 여성에게서 현저하며, 특히 13세 이후에 남녀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15세에서 18세 청소년의 우울증 유병률이 증가하는데, 여성의 경우가 남성의 경우에 비해 증가율이 더욱 크다[5]. 따라서 청소년의 우울이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에게 더 빈번히 나타나므로, 성별의 차이를 고려하여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6].
불안은 걱정과 불쾌감의 감정적인 부분과 어지러움, 발한, 회피행동 등의 신체적, 행동적인 부분을 포함한다[3]. 불안이 우울과 인과관계를 갖는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불안과 우울은 연속선상에 있으며, 불안이 우울에 선행한다고 보고하고 있다[7].
청소년 우울 증상은 자살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인자로 보고되고 있다[8]. 제9차(2013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통계에 따르면, 고등학교 여학생의 경우 우울감 경험률이 38.4%, 자살 생각률이 18.6%로 보고되었다[9]. 따라서 청소년의 우울 예방을 위한 대책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신경성 폭식증(Bulimia Nervosa)은 빨리 다량의 음식을 먹는 폭식행동(Binge Eating Behavior)이 특징이며, 유사한 상황에서 일정한 시간 안에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섭취하는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것으로 정의된다[10]. 이러한 폭식증은 15-18세에 주로 발생하며, 남성보다 여성에서 6-10배 더 많이 나타난다[11]. 우리나라의 경우 2001년부터 보건복지부(2008)에서 18-64세를 대상으로 매 5년마다 실시하는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폭식증 유병율은 2001년 0.1%에서 2006년 0.2%로 증가했다[12]. 이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자료이므로 청소년에게 적용할 수는 없으나, 청소년에서도 폭식증이 상당부분 존재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폭식증의 원인은 단순히 식생활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지만, 이에 국한되지 않고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인 문제, 특히 우울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식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높은 수준의 우울증상을 나타내고 있으며[13], 폭식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일상생활 전반에서 우울을 경험하고 있으며 우울이 폭식을 야기한다는 것이다[14]. 그리고 이러한 폭식과 우울사이의 관련성은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유의하게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15].
한편, 청소년의 불안 및 우울을 비롯한 정신 건강은 식행태와도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6]. 평온한 상태와 불안한 상태에서의 식행동은 다르게 나타나며 변화된 식행동은 식품 선택에 변화를 초래하고 영양섭취 상태의 불균형을 가져온다고 하였고, 우울증 집단의 식행동 점수가 비우울증 집단에 비해 불량한 결과를 나타낸다고 하였다[17]. 건강한 식사를 하는 청소년일수록 우울 증상이 덜 나타나며[18], 과자나 육류를 많이 먹는 청소년들의 불안 및 우울 수준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9]. 또한 스트레스와 섭식 행동 간의 연구에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더 높은 열량을 내는 달콤하고, 기름진 음식을 선택한다는 보고가 있다[20, 21].
이처럼 청소년기의 불안정한 심리상태에 의한 영양 섭취의 불균형은 비만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청소년기의 올바른 식행동은 건강 증진을 위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우울과 폭식의 관련성을 연구하여 보고하고 있으나, 여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우울과 불안의 상태에 따른 식습관과 식품 섭취와의 관련성을 분석한 연구는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는 여고생의 불안 및 우울 정도와 식품 섭취 및 폭식 등과 같은 식행태와의 관련성을 분석하여, 여고생을 대상으로 한 식생활 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즉 본 연구에서는 여고생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불안 및 우울 정도를 파악하고, 여고생의 불안 및 우울 수준과 식품 섭취 사이의 관련성을 파악한 후, 여고생의 불안 및 우울 수준과 폭식 사이의 관련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Methods
1. 연구대상 및 기간
본 연구는 2008년 서울시 1개 구, 대전시 5개의 각 구에서 인문계 고등학교, 실업계 고등학교 14개 학교에 재학 중인 1, 2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연구의 취지와 진행과정을 설명하고 설문조사에 동의를 구하였다. 연구에 동의하고 설문조사에 참여한 약 2,118명 중에서, HADS (Hospital Anxiety and Depression Scale) 문항과 신경성 폭식증 검사 개정판(Bulimia Test-R) 문항, 식품 섭취 문항(과일, 탄산 및 청량음료, 패스트푸드, 라면, 과자, 채소, 우유)에 무응답이 없는 1,922명을 연구의 최종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 과정은 서울대학교 연구윤리위원회에서 승인을 받았다.
2. 조사도구 및 조사과정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하여 자기기입식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지는 독립변수인 일반적 특성 및 건강 행태, 정신건강 수준과, 종속변수인 식습관 및 식행태를 묻는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일반적 특성에는 나이와 가족관계, 부모의 학력, 주관적 경제 수준, 종교, 성적과 주관적 체형 인식을, 건강 행태에는 음주와 흡연, 신체활동 수준, 신경안정제 사용에 대한 문항을 포함하였다. 음주 및 흡연은 지난 1달간, 또는 평생의 음주 및 흡연 경험을 0번부터 40번 이상까지 단계적으로 범주화하여 설문하였다. 신경안정제의 경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치료제를 복용한 경험과 그 빈도를 물었다. 신체활동 수준은 지난 7일간의 활동 일수 및 활동 시간을 개방형 질문으로 조사하였다. 대상자의 불안, 우울 정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HADS를 이용하였다. 불안과 우울 상태를 평가하는 HADS 설문지는 불안에 대해 7문항, 우울에 대해 7문항을 포함하여 총 1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불안 및 우울 각 영역은 최소 0점에서 21점까지 점수가 매겨진다. 0-7점은 정상, 8-10점은 경도 불안 및 우울, 11-14점은 중등도 불안 및 우울, 15-21점은 심한 불안 및 우울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 HADS 설문 전체 Cronbach's α는 0.78, 불안 영역의 Cronbach's α는 0.80, 우울 영역의 Cronbach's α는 0.61이었다.
식습관 및 식행태에는 선호하는 식사, 평소 식욕, 소화 능력, 식품 섭취 수준과 폭식 여부를 포함하였다. 선호식은 육식, 채식, 생선식, 골고루, 기타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고, 평소 식욕 문항은 3점 척도, 소화능력 문항은 5점 척도로 구성하였다. 아침 식사를 주 5일 이하 먹었다고 응답한 경우 아침 결식으로 정의하였다. 식품 섭취 수준으로는 청소년 식사지침 항목에 포함되는 식품인 우유 섭취 (하루에 1번 이하, 하루에 2번 이상), 채소(하루에 2번 이하, 하루에 3번 이상), 과일(하루에 1번 미만, 하루에 1번 이상) 섭취를 포함하였고, 청소년 비만을 일으킬 수 있는 식품인 탄산 및 청량음료, 패스트푸드, 라면, 과자 섭취 (먹지 않음, 일주일에 1번 이상)를 포함하였다. 폭식 여부를 평가하는 Bulimia Test-R 설문지는 총 28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늘 그렇다’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폭식 행동, 폭식에 관련된 감정, 구토 및 이뇨제 복용 등의 보상행동 등을 포함하며, 최하 28점에서 최고 140점까지 점수가 매겨지고, 87점 이하가 정상, 88점-120점은 폭식 경향, 121점-140점은 섭식장애로 치료를 고려하는 상태를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 폭식행동에 대한 문항의 Cronbach's α는 0.90이었다.
조사 시작 전에 해당 학교의 교장, 체육 교사, 담임 교사에게 연구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얻었으며, 학생들의 동의를 얻은 후, 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지는 체육 교사 및 해당 수업 담당 교사의 협조 하에 학생들에게 수업 시간에 배부되었고, 작성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후, 학생들이 스스로 작성하도록 했으며, 수업이 끝난 후 연구원에게 제출 하도록 하였다.
3. 자료분석
자료는 Statistical Analysis System (SAS 9.1; SAS institute Inc., Cary, NC, USA)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HADS, Bulimia Test-R 설문 문항의 점수 측정은 개발자의 스코어링 매뉴얼 체계를 따랐다. 정상군과 불안, 우울의 정도에 따른(0-7점: 정상, 8점-10점: 경도, 11점 이상: 중등도 이상) 불안군, 우울군 간의 식습관과 식품섭취 분포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카이 제곱 검정(χ2-test)을 실시하였다. 정상군과 불안군, 우울군 간의 폭식 점수의 차이의 유의성을 파악하기 위해 ANOVA 분석을 실시하였다. 불안, 우울 정도와 폭식, 식품섭취(과일, 탄산 및 청량음료, 패스트푸드, 라면, 과자, 채소, 우유)의 위험도를 분석하기 위하여 불안, 우울 상태에 따라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Multiple logistic 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모델은 불안과 우울의 정도를 독립변수로 구성하여 폭식의 위험도, 과일 섭취, 탄산 및 청량음료, 패스트푸드 섭취, 라면의 섭취, 과자 섭취, 채소반찬 섭취, 우유 섭취 정도를 종속변수로 구성하였다. 또한 모델에서 소화능력, 주관적인 체형 인식, 신체 활동, 식욕, 연령, 아침 결식 여부, 경제적 수준, 지역, 성적 변수를 보정변수로 사용하였다. 관련성의 크기는 오즈비(Odds Ratios, ORs)와 95% 신뢰구간(95% Confidence Interval, CI)으로 나타냈다. 모든 통계 분석은 유의수준 P<0.05에서 실시하였다.
Results
본 연구 대상자의 연령별 분포는 16세 15.7%, 17세 69.2%, 18세 이상 15.1%였다. HADS-A(불안영역) 점수, HADS-D(우울영역), 점수, 폭식점수 평균 및 분포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여고생의 평균 불안 점수는 7.0±4.1점이었고, 42%가 불안 점수가 8점 이상의 경도 불안 이었으며, 19.9%가 11점 이상의 중등도 이상의 불안이었다. 여고생 의 평균 우울 점수는 6.1±3.3점이었고, 29.7%가 우울 점수가 8점 이상의 경도 우울이었으며, 9.4%가 11점 이상의 중등도 이상의 우울이었다. 여고생의 평균 폭식 점수는 50.9±14.2점이었고, 97.3%가 정상 이었으며, 2.5%가 88-120점의 경도 폭식 경향을 나타냈으며, 0.2%가 폭식증 장애 진단과 치료를 고려하는 점수인 121점 이상이었다.
불안 및 우울 정도에 따른 식습관 분포는 Table 2에 제시되어 있다. 정상군에 비해 불안 정도가 심해질수록 폭식점수가 유의하게 높고 (P<0.001), 평소 식욕이 없다는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P<0.001). 또한 정상군에 비해 불안 정도가 심해질수록 평소 소화 능력이 좋지 못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P<0.001), 선호식을 묻는 문항에서 평소 골고루 섭취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유의하게 낮았다 (p=0.008). 정상군에 비해 우울 정도가 심해질수록 폭식점수가 유의하게 높았고 (P<0.001), 평소 식욕이 없다는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P<0.001). 또한 아침 결식 비율이 정상군에 비해 우울 정도가 심해질수록 유의하게 높았고 (p=0.001), 평소 소화 능력이 좋지 못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p=0.001), 선호식에서는 골고루 섭취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유의하게 낮았다 (P<0.001).
불안 및 우울 정도에 따른 식품 섭취 실태 분포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정상군에 비해 불안 정도가 심해질수록 과일을 일주일 동안 하루 1번 미만 섭취한 비율이 높으며, 일주일 동안 패스트푸드, 라면, 과자를 1번 미만 섭취한 비율이 높은 경향성이 나타났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한편, 정상군에 비해 우울 정도가 심해질수록 과일을 하루 1번 미만으로 섭취한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고(p=0.003), 일주일 동안 과자를 전혀 섭취하지 않은 비율 또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1). 우울 정도가 심해짐에 따라 채소를 하루 3회 이상 섭취하는 비율이 감소하는 한편 우유의 경우 하루 2회 이상 섭취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성이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우울 수준이 증가할수록 라면과 패스트푸드 섭취 수준이 증가하는 경향 또한 발견되었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불안과 우울이 식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다중 로지스틱 회귀 모델로 분석한 결과를 Table 4에 제시하였다. 경도 불안과 정상을 비교하자 경도 불안일 때 폭식의 위험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고(OR: 2.74, CI: 1.20-6.28), 중등도 이상의 불안을 정상과 비교하여도 폭식의 위험도가 유의하게 높았으며(OR: 4.26, CI: 2.00-9.12) 불안 정도가 증가할수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p for trend<0.0001 in Bulimia).
한편, 우울은 그 수준이 증가할수록 과일을 적게 먹을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성이 나타났다(p for trend=0.030 in Fruit). 그러나 우유의 경우 정상일 때에 비하여 중등도 이상 우울일 때 우유를 적게 마실 위험도가 더욱 낮았으며(OR: 0.51, CI:0.29-0.90), 우울 수준이 증가할수록 우유를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었다(p for trend=0.022 in Milk). 또한 과자 섭취 행태에서 우울할수록 과자를 더 적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에 비하여 경도 우울일 때 과자 섭취를 많이 할 위험에 대한 OR은 0.63(CI:0.46-0.86), 중등도 우울일 때 OR은 0.53(CI:0.35-0.81)으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했으며, 우울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유의하게 과자를 많이 섭취할 위험도가 감소하였다(p for trend<0.0001 in Snack). 라면의 경우 우울 수준이 증가할수록 많이 섭취할 위험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p for trend=0.031 in Noodle).
Discussion
본 연구는 여고생의 불안, 우울 정도를 파악하고, 불안, 우울 상태에 따른 과일, 과자, 패스트푸드 등의 식품 섭취 양상과 폭식과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우울 정도가 심해질수록 과일의 섭취횟수가 감소하는 한편, 과자의 섭취횟수도 함께 줄어들었다. 또한 우울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우유를 적게 먹을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라면을 많이 먹을 위험이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여고생의 폭식 경향은 불안 수준에 따라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불안과 우울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시행된 결과, 다른 심리장애에 비해서 불안장애와 우울장애가 공존하여 나타나는 비율이 매우 높다고 발표하였는데[22], 이는 본 연구에서 불안과 우울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과 일치하는 결과를 보인다(r=0.401, p<0.0001).
본 연구에서는 2.7%의 여고생이 폭식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06년 18-64세를 성인을 대상으로 한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서 나타난 폭식증의 유병률 0.2%보다 높았다[12]. 이러한 차이는 본 연구에서는 폭식의 위험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었던 우리나라 여고생을 대상으로 실시하였기 때문일 것으로 사료된다. 선행연구에서 폭식 행동을 하는 여성들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불안,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하며, 이와 같은 부정적 정서는 지나친 체형과 체중에 대한 관심, 섭식제한, 살찌는 것에 대한 공포 등과 관련이 있으며, 폭식은 정서적 고통을 다루는데 도움을 준다고 보고하고 있다[23, 24]. 본 연구에서도 불안 분포에서 경도 불안과 정상을 비교하였을 때, 폭식(ORs: 2.74, CI: 1.2-6.28)의 위험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며, 중등도 이상의 불안을 정상과 비교하였을 때, 폭식(ORs: 4.26, CI: 2.00-9.12)의 위험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본 연구에서는 불안이 폭식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것으로 보고하는 선행연구[25]와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
선행 연구에서 청소년의 불안, 우울, 자존감, 체중에 대한 불만[26, 27] 이 폭식을 일으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알려졌고, 일부 연구에서는 우울이 폭식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인자로 보고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28]. 이러한 폭식은 알코올이나 담배사용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29], 비교집단 여자 청소년에 비해 흡연을 하거나 술을 마시는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30]. 본 연구에서도 불안, 우울 정도가 심할수록 흡연을 경험한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불안: p<0.001, 우울: p<0.001). 또한 일부 연구에서 체형 만족도가 낮을수록 자기 존중감이 저하되고, 우울 성향이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고[31], 본 연구에서도 정상군에 비해 우울의 정도가 심해질수록 자신의 체형을 정상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낮고, 과체중 이상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나(p=0.014) 선행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본 연구에서는 정상군에 비해 우울 집단에서 아침 결식율이 높고, 골고루 구성된 식사를 선호하는 비율이 유의하게 낮은 결과를 나타냈다. 우울과 식행동에 관한 선행연구에서도[32, 33] 우울증 집단의 식행동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유의적으로 불량함을 나타내 본 연구 결과와 일치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불안 정도와 식품섭취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 불안할수록 탄산음료(r=0.078, p<0.001), 패스트푸드(r=0.055, p<0.05), 라면(r=0.056, p<0.05) 섭취가 증가하였고, 우울할수록 과일(r=-0.066, p<0.05) 섭취와 채소(r=-0.081, p<0.05)의 섭취가 감소하였다. 우울 정도와 식품섭취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 우울할수록 탄산음료(r=0.061, p<0.05), 패스트푸드(r=0.066, p<0.05), 라면(r=0.070, p<0.05)섭취가 유의하게 증가하였고, 우울할수록 과일(r=-0.083, p<0.001)과 채소(r=-0.117, p<0.0001)의 섭취가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불안, 우울 정도가 폭식과 식품 섭취의 식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소화능력, 주관적인 체형인식, 신체활동, 식욕, 연령, 아침 결식, 경제적 수준, 지역, 성적을 보정하여 구성한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정상군에 비해 경도 불안군(OR: 2.74, CI: 1.20-6.28), 중등도 이상 불안군(OR:4.26, CI: 2.00-9.12) 모두 폭식의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높았으며, 불안 수준이 증가할수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p for trend<0.0001). 우울 수준의 분포와 식행태를 비교하자, 우울 수준이 증가할수록 과일을 적게 먹을 위험이 증가하고(p for trend=0.030), 우유를 적게 마실 위험도는 감소하였다(p for trend=0.022). 또한 정상군에 비하여 경도 우울군(OR: 0.63, CI: 0.46-0.86), 중등도 이상 우울군(OR: 0.53, CI: 0.35-0.81) 모두 과자 섭취를 많이 할 위험이 더 낮았다. 라면의 경우 우울 수준이 증가할수록 많이 섭취할 위험도가 감소하였다(p for trend=0.031).
본 연구 결과와 다르게 우울이 증가할수록 과자의 섭취가 증가하며, 과자의 섭취는 우울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연구도 있다[34]. 본 연구에서는 우울이 증가함에 따라서 과자를 많이 먹을 위험은 감소하고, 우유를 적게 먹을 위험이 감소하며, 탄산음료, 우유와 같은 음료의 섭취가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점이 있다. 첫째, 불안, 우울 장애 평가 설문지와 폭식의 진단이 자가 기입방식의 설문조사로 실시되었기 때문에 불안, 우울, 폭식 분류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단면연구로서 불안, 우울 상태와 식행태와의 인과 관계를 확인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셋째, 본 연구 대상자들의 식품섭취 조사는 단순히 식품 섭취의 빈도만을 평가한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식품 섭취 분량에 대한 정보를 평가할 수 없었다. 추후 개방형 식사조사인 식사기록법을 통해 평소 식사패턴을 조사하여 식품 섭취조사의 정확도를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Conclusion
여고생의 불안 및 우울 정도와 식행태, 식품섭취, 폭식과의 관련성을 분석한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1) 조사 대상자의 평균 불안 점수는 7.0±4.1점으로, 42%가 불안 점수가 8점 이상인 경도 불안이었으며, 19.9%가 11점 이상의 중등도 이상의 불안이었다. 또한 여고생의 평균 우울 점수는 6.1±3.3점이었고, 29.7%가 우울 점수가 8점 이상의 경도 우울이었으며, 9.4%가 11점 이상의 중등도 이상의 우울이었다. 조사 대상자의 평균 폭식 점수는 50.9±14.2점 이었고, 97.3%가 정상이었으며, 2.5%가 경도 폭식 경향을 나타냈으며, 0.2%가 폭식증 장애 진단과 치료를 고려하는 정도이었다.
- 2) 정상군에 비해 불안 정도가 심해질수록 폭식점수가 높고, 평소 식욕이 없다는 비율이 높고, 평소 소화 능력이 좋지 못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으며, 평소 골고루 섭취하는 식사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낮았다. 우울 수준의 경우, 정도가 심해질수록 폭식점수가 높았고, 평소 식욕이 없다는 비율이 높고, 평소 소화 능력이 좋지 못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으며, 아침 결식 비율 또한 높았다. 우울할수록 평소 골고루 섭취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낮았다.
- 3) 정상군에 비해 우울 정도가 심해질수록 과일을 적게 섭취하는 한편, 과자 또한 적게 섭취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4) 불안 수준이 높아질수록 폭식의 위험도가 높아졌다. 한편, 우울은 그 수준이 증가할수록 과일을 더 적게, 과자 또한 더 적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우울할수록 우유는 많이, 라면은 적게 섭취하는 경향성 또한 드러났다.
이상의 연구 결과에서 불안과 우울의 상태와 폭식, 식품 섭취와의 관련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고생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정신건강 관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불안, 우울에 취약한 여고생의 정신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불안, 우울과 폭식, 식품 선택 등의 식행태와의 관련성을 파악하여 여고생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보건연구재단에서 일부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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