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질(QoL)에서 죽음의 질(QoD)로: 국내 사회과학 연구에서 다뤄진 죽음태도에 대한 스코핑 리뷰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review research on death attitude conducted in the fields of social sciences and public health in Korea. By synthesizing conceptual definitions, theoretical frameworks, measurement tools, and associated factors, the study sought to examine the academic continuity from quality of life (QoL) to quality of dying (QoD) and to derive implications for well-dying research and practice.
A scoping review methodology was applied following the five-stage framework proposed by Arksey and O’Malley and the PRISMA-ScR guidelines. Literature searches were conducted using three major Korean academic databases (KISS, RISS, and DBpia) for peer-reviewed journal articles published between 2015 and 2025. The search term “death attitude” was used. After removing duplicates and applying inclusion and exclusion criteria, 12 studies were selected for final analysis. Data were charted and synthesized focusing on definitions, theoretical models, measurement instruments, and key findings.
Death attitude was conceptualized as an integrated cognitive, emotional, and behavioral disposition toward death. It was described as a multidimensional construct including negative dimensions (fear and avoidance of death) and positive dimensions (acceptance of death). The Death Attitude Profile–Revised (DAP-R) was the most frequently used framework, alongside psychosocial development theory, logotherapy, Terror Management Theory, and spiritual well-being models. Key influencing factors included illness uncertainty, self-control, health status, spiritual well-being, social support, ego integrity, and socioeconomic resources.
Death attitude serves as a critical concept linking QoL and QoD and provides an important foundation for promoting dignified end-of-life care and well-dying policies in public health.
Keywords:
Quality of Life, Quality of Dying, Death Attitude, Social scienceIntroduction
보건학은 인간의 건강과 그 결정요인을 파악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건강은 단순히 절대적 생물학적 상태로만 정의되지 않으며, 개인이 경험하는 주관적 만족과 심리적 복지를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이러한 이유로 ‘삶의 질(Quality of Life, QoL)’은 오랫동안 보건학의 핵심 주제로 다루어져 왔다[1,2].
삶의 질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으며, 자율성·삶의 목적·자기수용 등 개인이 삶을 어떻게 인식하고 수용하는가—즉, 삶에 대한 태도(life attitude) 의 구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Seligman 등(2006)은 긍정심리학적 관점에서 ‘행복(well-being)’을 쾌락적 만족을 넘어선 의미 있는 삶(meaningful life)의 태도로 정의하였으며, 이는 개인의 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기능을 예측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삶의 질은 주관적 평가와 가치 지향적 태도의 결합으로 이해될 수 있다[3].
그러나 삶의 질만큼이나 죽음의 질(Quality of Dying, QoD)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주제이다. 죽음은 모든 인간이 피할 수 없는 필연적 사건으로, 동시에 극도의 불안·두려움·불확실성의 원천이 된다. 존엄한 임종(end-of-life, EoL)을 보장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 인권이며, 이는 완화의료(palliative care)의 철학적·실천적 기반을 이룬다[4]. WHO 역시 건강의 정의를 생물학적·정신적·사회적 차원에서 확장하여 영적 건강(spiritual health) 을 포함시켰으며, 삶의 질 평가도구(WHOQOL)에도 ‘영성·종교·개인적 신념(Spiritual, Religious, and Personal Beliefs: SRPB)’ 영역을 추가하였다. 이는 삶의 질과 죽음의 질 모두가 인간의 영적 차원을 포함한 통합적 건강의 일부로 이해되어야 함을 시사한다[5].
죽음에 대한 태도는 개인의 종교적·영적 신념, 문화적 맥락, 그리고 임상적 경험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된다. Balboni 등(2020)의 연구는 임종기에 있는 환자의 종교적 신념이 치료 결정과 밀접하게 연결됨을 보여주었다. 일부 환자는 의료적 개입의 포기를 신적 주권의 침해로 인식하여 연명의료(소생술, 인공호흡 등)를 선호하였으며, 종교 공동체의 영적 지원을 받은 환자일수록 호스피스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낮았다[6]. 이는 종교·영적 신념이 치료 선택과 죽음 수용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Bozo 등(2010)은 죽음불안이 높은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은 건강증진행위를 보고함을 밝혀[7], 죽음인식이 건강행동의 동기가 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죽음태도는 단순히 철학적 사유가 아니라 보건학적·행동학적 변수로서 중요하다.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하는가는 우울·불안·절망감 등 정신건강의 핵심 요소에 영향을 미치며, 긍정적 죽음태도는 자살 위험을 낮추는 보호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연구에서도 노인의 종교성과 죽음태도의 관계가 확인되었다. Kim과 Kim(2013)은 종교성이 높은 노인이 더 긍정적 죽음태도를 보인다고 보고하며, 이는 고령화 사회에서 웰다잉 담론과 정책 논의의 확산과 맞물려 있다[8].
삶의 질과 죽음의 질은 상호 단절된 개념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연속선상에 놓여 있다. Ryff와 Singer(1998)는 삶의 질을 ‘삶을 수용하고 의미를 찾는 태도’로 정의하였으며[1], Wong(2008)의 의미관리이론(Meaning Management Theory, MMT) 은 죽음태도를 삶의 의미 추구의 연장선에서 이해한다[9]. 그는 “삶의 의미를 충분히 경험한 사람은 죽음의 의미 또한 수용할 수 있다”고 하여, 삶에 대한 태도가 곧 죽음에 대한 태(death attitude)의 기반이 됨을 강조하였다. 또한 Vail 등(2012)은 공포관리이론(Terror Management Theory)을 확장하여, 죽음인식이 오히려 삶의 질을 높이는 의미 중심적 행동 변화를 촉진한다고 보고하였다[10]. 이는 죽음의 성찰이 삶의 태도와 질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삶의 질(QoL) 과 죽음의 질(QoD) 은 각각의 독립된 건강 지표가 아니라, 삶과 죽음의 태도(attitude toward life and death) 를 매개로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통합적 구조로 이해되어야 한다.
국내 보건학에서 죽음태도와 생사관을 본격적으로 다룬 연구는 아직 제한적이다. 일부 간호학·사회복지학·심리학 연구에서 죽음교육, 웰다잉 인식, 영적 건강 등을 논의하고 있으나, 이를 보건학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조망한 연구는 드물다. 특히 QoD나 영적 건강을 표준화된 지표로 다루는 시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 사회과학 및 보건학 분야에서 수행된 죽음태도 관련 문헌을 체계적으로 검토하여, 죽음태도의 정의·이론적 틀·측정도구·관련 요인을 분석하고, 삶의 질에서 죽음의 질로 확장되는 학문적 연속성을 조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국내 보건학 연구에서 죽음태도와 영적 건강의 통합적 이해를 촉진하고, 향후 QoD 평가 및 웰다잉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Methods
스코핑 리뷰(scoping review)는 특정 주제와 관련된 기존 연구의 범위와 특성을 파악하고, 개념적 지형을 도식화하며, 향후 연구 과제를 제시하는 지식 합성 방법론이다. 본 연구는 보건학에서의 죽음태도와 생사관, 영적 건강, 죽음교육이 어떻게 탐구되어 왔는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스코핑 리뷰 접근을 채택하였다. 이는 기존 연구가 건강과 질병에 주로 집중되어 있고 죽음자체에 대한 이해와 측정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 기반한다.
방법론적 틀
연구 절차는 Arksey와 O’Malley(2005)가 제안한 다섯 단계 프레임워크를 준용하였다. 구체적 단계는 다음과 같다[11]. (i) 연구질문 설정(identifying the research questions), (ii) 관련 문헌식별(identifying relevant studies), (iii) 문헌 선정(study selection), (iv) 데이터 도출 및 정리(charting the data), v) 결과 요약 및 보고(collating, summarizing and reporting the results) 이다. 또한 본 연구는 PRISMA-ScR(Preferred Reporting Items for Systematic Reviews and Meta-Analyses extension for Scoping Reviews) 체크리스트에 따라 연구 과정과 결과를 보고하였다.
문헌 검색 및 기간
본 연구의 문헌 검색은 연구자들이 직접 수행하였으며, 주요 데이터베이스로 한국학술정보원(KISS), RISS, DBpia를 활용하였다. 검색 기간은 최근 10년간의 연구를 대상으로 하여 2015년부터 2025년까지로 설정하였다. 주요 검색어는 “죽음태도”로 하였으며, 원문 제공이 가능한 논문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또한 주제 분류는 ‘사회과학’ 분야로 한정하였다.
초기 검색 결과 KISS 72편, RISS 67편, DBpia 41편으로 총 180편의 논문이 확인되었다. 이중 중복된 논문 47편을 제외하여 133편이 남았다. 이후 제목과 초록을 검토하여 연구주제와 관련 없는 논문 58편을 제외하였다. 포함 기준은 다음과 같다. (i) 보건학·간호학·공중보건 등 분야에서 수행된 사회과학 연구, (ii)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증연구, (iii) 죽음태도를 직접적으로 다룬 논문, (iv) 영한국어 논문, (v) 원문 접근 가능한 논문을 포함하였다. 제외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철학·신학·문학적 논의에 한정된 연구, 증례 보고(case report), 학위논문 초록, 학술대회 초록 등 실증 자료가 부족하거나 학술 논문으로서의 완결성이 확보되지 않은 연구는 제외하였다. 추가적인 제외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광고학 등 인문사회학적 이론 논의에 한정된 연구는 제외하였다. 둘째, ‘웰다잉 인식 및 경영’, ‘죽음교육’, ‘죽음개념’, ‘죽음수용’, ‘죽음불안’ 등과 같은 주제를 다루더라도 죽음태도와의 연계성을 직접적으로 분석하지 않은 연구는 제외하였다. 셋째, 연구대상이 동물인 연구, 청소년 이하를 대상으로 한 연구, 가족 및 돌봄 제공자의 죽음태도 연구 역시 본 연구의 주제 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판단하여 제외하였다. 구체적으로 인문학 연구 10편, 동물을 포함하여 특정 대상을 연구대상으로 한정한 경우 10편, 가족 및 돌봄 제공자의 관련 연구 14편, 죽음교육·죽음현저성 연구 10편, 사전연명의료·자살 관련 연구 14편, 미술치료 2편, 사례연구 1편, 연구동향 1편, 포스터 발표 1편이 제외되었다. 최종적으로 121편의 논문이 제외되었으며 이러한 포함·제외 과정을 거쳐 총 12편의 논문이 본 연구의 분석 대상에 포함되었다. 본 연구는 최종 선정된 12편의 논문을 중심으로 죽음태도 관련 주요변수, 연구설계, 이론적 배경, 측정도구, 주요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각 분류단계에 포함/제외된 문헌의 수를 제시하기 위해 PRISMA 차트가 사용되었다(Figure 1).
연구질문
본 연구의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 사회과학 및 보건학 연구에서 ‘죽음태도(Death Attitude)’는 어떻게 정의되고 개념화되었는가?
둘째, 죽음태도 연구에서 적용된 이론적 틀 또는 모형은 무엇이며, 어떤 학문적 배경(심리학·의미이론·죽음교육 등)을 기반으로 하는가?
셋째, 죽음태도 연구에서 사용된 측정도구와 측정 방법론은 무엇인가?
넷째, 죽음태도와 연관된 주요 요인 은 무엇이며, 이들 요인이 개인의 행복, 삶의 의미, 웰다잉, 정신건강, 사회적 지지 등에 어떻게 연결되는가?
데이터 도표화 및 결과의 요약 보고
문헌 스크리닝 과정 이후, 최종 분석에 포함될 문헌을 각 연구자에게 분담하여 검토를 진행하였다. 분석 대상 문헌의 기본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저자 및 출판년도, 연구 목적, 표본 특성, 연구방법, 주요결과의 다섯 가지 기준을 설정하였다. 또한 죽음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하기 위해 각 문헌에서 관련 자료를 추출하여 도표화한 후 분석하였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개별 문헌으로부터 수집된 자료를 통합하기 위해 내용 분석을 실시하였다. 각 연구자는 무작위로 문헌을 할당받아 독립적으로 범주를 도출하였으며, 이후 연구진 간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개별 범주를 비교 및 조정하고 합의에 기반한 최종 분류체계를 확정하였다.
Results
연구대상 문헌
본 스코핑 리뷰에 포함된 문헌은 총 12편으로, 2015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들이다. 분석에 포함된 문헌의 저자, 논문명, 연구목적, 표본 특성, 연구 방법, 주요결과는 Table 1과 같다.
전체 12편의 논문은 대상연령층(노인·중년·성인)과 연구방법(양적·질적·혼합), 모델(매개·조절·프로파일분석) 등이 다양하며, 죽음태도 연구의 다각적 흐름을 보여준다. 12편의 논문은 연구대상 노년층 연구 6편, 중년 및 성인 연구 5편, 죽음태도 관련 척도개발 연구 1편 이었다. 노년층 대상 연구에는 죽음태도 관련 질적 연구 1편이 포함되어 있다. 노년층 연구에서는 건강상태, 기능불안, 사회적 지지, 영성 등이 죽음태도에 중요한 영향요인으로 반복 확인되었다. 중년·성인 연구에서는 죽음태도가 단독 변수가 아닌 삶의 의미, 물질주의, 자아통합감 등과 연계되어 경로적 영향이 존재함이 드러났다. 측정도구 개발·구조 연구는 죽음태도 척도 개발 및 타당화 연구로 구조적 측면 집중하였고, 질적·내러티브 접근 죽음태도 탐색 연구는 죽음을 삶의 일부로 인식하는 서사적·질적 접근 연구였다. 분선 문헌에서 사용된 죽음태도 정의, 이론 및 모델, 측정도구, 주요요인은 Table 2와 같다.
죽음태도의 정의
죽음태도는 인간이 죽음이라는 필연적 현실을 인식하고 이에 대해 가지는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반응의 통합된 성향으로 이해된다[12]. 이는 죽음을 단순히 두려움이나 회피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삶의 의미와 유한성에 대한 성찰적 인식을 포함하는 다차원적 개념으로 규정된다[13,14].
죽음태도는 전통적으로 부정적 차원과 긍정적 차원으로 구분되어 왔는데, 부정적 죽음태도는 죽음공포, 죽음불안, 죽음회피 등의 정서를 포함하며, 긍정적 죽음태도는 죽음을 수용하고 이를 삶의 일부로 인식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구분은 Wong 등(1994)이 제시한 「Death Attitude Profile-Revised(DAP-R)」 모형에 근거하며, 죽음태도를 ‘공포(Fear)–회피(Avoidance)–도피수용(Escape Acceptance)–접근수용(Approach Acceptance)–중립수용(Neutral Acceptance)’의 다섯 요인으로 구조화하였다[13,15].
죽음태도는 또한 삶의 의미 구성 과정과 자아 통합의 지표로서 해석되어 왔다. 중년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죽음태도는 자기성찰과 의미 추구의 과정 속에서 형성되는 심리적 구조로, 삶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이 오히려 행복과 안녕감의 기반이 된다고 보고되었다[16,17].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도 유사한 맥락이 확인되었다. 영적 안녕감과 내세관이 높은 노인은 죽음을 보다 평온하게 수용하고, 준비행동(수의 준비, 유언 작성 등)을 실천하는 경향을 보였다[18]. 또한 사회적 지지와 죽음준비도가 높을수록 죽음불안이 감소하고, 긍정적 죽음태도가 강화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8]. 이는 죽음을 대비하는 행위가 단순한 행동 차원을 넘어 심리적 수용과 연속성을 강화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초고령 노인을 대상으로 한 탐색적 연구에서는 죽음태도가 감정적·인지적·행동적 요소가 통합된 태도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들은 “죽음은 일상의 일부이며, 언젠가 맞이할 손님 같다”고 진술하며, 죽음을 준비하고 수용하는 존엄한 삶의 태도를 보여주었다[13]. 이러한 인식은 노년기 죽음태도가 단순한 죽음불안의 반응이 아니라, 생애 전반의 경험과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존엄과 수용의 정서임을 시사한다.
한편, 질병이나 신체적 쇠퇴와 관련된 연구에서는 죽음태도를 질병불확실성·신체기능 저하·질병불안 등 건강 요인에 의해 조절되는 심리적 반응으로 보았다[19]. 만성질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질병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죽음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강화되었으며, 자기통제감이 그 관계를 매개하였다. 즉, 자신의 건강상태를 예측하고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 개인은 죽음에 대해 보다 안정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국내 연구들은 죽음태도를 단일한 정서적 반응으로 이해하기보다, 삶의 의미, 영성, 자아통합, 사회적 지지, 건강상태 등의 요인과 상호작용하는 총체적 개념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영적 안녕감이 높을수록 죽음을 존재론적 전환으로 인식하고, 자아통합감이 높은 개인일수록 죽음을 “삶의 일부로서의 완성”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14,18]. 또한 질적 연구에서 죽음태도는 ‘삶과 죽음의 공존’으로 해석되었다. 초고령 노인을 대상으로 한 내러티브 탐구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죽음을 “살아 있음의 다른 형태”로 수용하였으며, 감사, 평안, 연결감이 죽음에 대한 핵심 정서로 제시되었다[20]. 이러한 접근은 죽음태도를 단순히 개인 내적 요인으로 한정하지 않고, 관계적·존재론적 맥락에서의 수용으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요컨대, 죽음태도는 인간이 죽음이라는 필연적 현실을 인식하고 이에 반응하는 인지·정서·행동의 통합된 성향으로 이해되지만, 이러한 정의는 개인의 내적 경험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맥락과 영적 차원까지 포괄해야 한다. 즉, 죽음태도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반성적으로 성찰하며, 존재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총체적 인식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러한 통합적 관점은 DAP-R의 심리학적 구조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문화적 다양성과 영적 의미를 반영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죽음태도 연구에서 활용된 이론 및 모델
죽음태도 연구의 이론적 기반은 주로 인지·정서·영성·사회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설명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우선, 가장 빈번하게 인용된 이론은 Wong 등(1994)의 DAP-R은 심리학적 타당성이 높아 양적 연구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 모형은 인간이 죽음을 단일 감정이 아닌 다차원적 경험으로 인식함을 강조하며[15], 대부분의 양적 연구에서 이론적 틀로 채택되었다[12,14,16,17,19-22]. 내러티브 질적 연구에서도 Wong 등(1994)의 죽음태도 프로파일 개정판(DAP-R)이 언급되며[15,20] 죽음태도와 관련하여 많은 연구자들에게 이론적 틀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정서적·영적 요인을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즉, 죽음을 ‘두려움·회피·수용의 스펙트럼’으로 구분한 구조는 명확하나, 죽음을 통한 자아통합·의미재구성 과정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에릭슨(Erikson)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 중 ‘자아통합 대 절망(ego integrity vs. despair)’ 단계가 핵심적 이론틀로 활용되었다. 이 이론은 인간 발달을 생애 전 주기에 걸쳐 종단적으로 조망함으로써, 죽음수용을 삶의 회고와 통합의 과정으로 설명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다만, 사회·문화적 변인이나 영적 요소를 충분히 포섭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릭슨의 이론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폭넓게 적용되며, 죽음태도를 자아통합의 성숙 정도를 반영하는 심리적 지표로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 검토된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자아통합감이 높을수록 죽음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태도가 강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18,19,22,23]. 특히, 노년기에 한정되지 않고 성인기 전반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도, 에릭슨의 발달단계 이론이 죽음수용 과정을 설명하는 심리사회적 틀로서의 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22].
한편, Terror Management Theory(TMT, 공포관리 이론) 또한 일부 연구에서 인용되었다[21]. 이 이론은 인간이 죽음의 인식으로부터 발생하는 근본적인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문화적 신념 체계와 자존감을 활용한다는 가정에 기초한다. 죽음태도 연구에서는 TMT가 개인의 죽음회피 및 공포반응의 인지적 근거를 설명하는 이론적 틀로 사용되었으며, 특히 질병불안과 신체증상 해석편향을 다룬 연구에서 죽음태도가 이러한 불안 반응을 조절하는 인지적 완충요인으로 제시되었다[21]. 또한, Frankl(1963)의 실존주의적 의미치료이론(logotherapy) 역시 중년층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중요한 이론적 근거로 활용되었다[17,24]. Frankl(1963)은 인간이 삶의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초월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이러한 관점은 삶의 의미와 죽음태도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였다[21,24]. 실제로 영적 안녕감과 자기수용을 매개변수로 설정한 연구들은 죽음태도를 “삶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이해하였으며, 이는 프랭클의 존재론적 의미관과 일치한다. Spiritual Well-being Model(영적 안녕모형) 또한 일부 연구에서 이론적 기반으로 인용되었다[17,25]. 이 모형은 영적 안녕이 개인의 심리적 안정감, 죽음수용 태도, 삶의 만족도를 증진시킨다는 가정에 기초하며, 특히 종교적 신념이나 내세관이 강한 노년층 연구[25], 중년기 성인의 삶의 의미와 관련하여 연구가[17] 이루어졌다. 이 연구들에서는 영적 안녕이 죽음태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거나 죽음준비도·죽음불안을 매개하는 요인으로 제시되었다. 이 외에도 개인간 또는 개인과 집단 간에 사회 체계내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개인을 보호하는 사회적 지지 모델[18], 사회적 관계를 사회적 자본으로 보고 심리적 안녕감에 기여할 것으로 보았다[14]. Park(2018)은 Kübler-Ross의 죽음 수용 5단계에서 언급된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에 근거하여 죽음 태도 역시 다차원적임을 설명하였다[14].
특히 만성질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질병불확실성 이론(Uncertainty in Illness Theory)과 자기통제감이 결합되어,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부정적 죽음태도가 강화되지만 자기통제감이 그 관계를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19]. 또한 죽음준비 정도와 사회적 지지가 죽음불안에 미치는 영향에서 죽음태도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연구는, 사회적 관계망이 개인의 죽음 인식을 조절하는 완충기능을 한다는 사회적 지지이론을 근거로 하였다[18]. 초고령 노인을 대상으로 한 내러티브 탐구에서는 죽음태도 즉, 죽음에 임하는 삶의 의미는 ‘삶의 완성으로서의 죽음’이라는 의미로 도출하였다[20]. Lee 와 Seo(2018)는 죽음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노화증상에 대하여 연구하기 위하여 노화이론을 토대로 하였다.
이상의 이론들은 죽음태도의 인지적·정서적·영적·사회적 차원을 각각 강조해왔으나, 대부분의 연구가 단일 이론에 근거하여 부분적 설명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통합적 관점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DAP-R의 다차원 구조는 심리적 타당성이 높으나, 삶의 의미 재구성이나 자아통합의 과정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며, 이에 따라 최근 연구들은 Frankl의 의미치료이론과 Erikson의 발달이론, Spiritual Well-being Model을 병행하여 죽음수용의 통합모델을 제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나아가 TMT와 사회적 지지이론의 문화적 적용을 통해 개인의 죽음 인식이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탐색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죽음태도 연구에서 활용된 측정도구
죽음태도 연구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된 측정도구는 Wong 등이 개발한 「DAP-R 」 이다[12,14,16,17,19-22]. 이 도구는 죽음태도를 다차원적 구조로 개념화하여 5요인에 따라 측정한다. DAP-R은 개인이 죽음에 대해 가지는 정서적 반응뿐 아니라, 죽음을 받아들이는 철학적·영적 수용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 도구로 간주되며, 본 연구에서 검토된 12편 중 8편이 이를 사용하거나, 언급하였고, 한 편은 이 도구의 한국어판 개정판의 타당화 연구였다[12]. DAP-R 도구를 사용하여 직접 측정 및 한국어판 DAP-R의 문항 내적 일관성(Cronbach’s α)을 확인한 6편의 논문에서의 신뢰도 값은 .65~.95 범위로 보고되었다[12,16,17,19,21,22]. 한편, 한국어판 죽음태도 척도 개정판(DAP-R-K)Oh 와 중복된 내용으로 보이는 문항을 제거하였다. 각 하위 요인(죽음공포, 죽음회피, 도피수용, 접근수용, 중립수용) 간의 상관관계와 관련 변인과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죽음공포’와 ‘죽음회피’가 분리되면서도 상호 관련된 정서적 차원을 보였다. ‘도피수용’은 특성불안과 정적 상관, 자존감·심리적 안녕감과 부적 상관을 나타냈다. ‘접근수용’은 ‘도피수용’과 약한 정적 상관만 보였다. Oh 와 An(2023)은 ‘중립수용’과 ‘자존감’·‘심리적 안녕감’ 간 유의한 정적 상관이 관찰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첫째, 4문항으로 구성된 하위척도가 성숙한 실존적 태도를 충분히 포착하기에 측정 민감도와 구성타당도가 부족했을 가능성, 둘째, 문화적 해석의 차이로 인해 한국 맥락에서 ‘죽음을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로 받아들임’이 긍정적 성숙이라기보다 체념·무감 혹은 회피에 가까운 태도로 인식되어 응답에 반영되었을 가능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았다[12].
Kim(2016)은 죽음에 대한 태도로 Thorson 과 Powell(1988)의 Death meanings 도구를 수정 및 보완하여 사용하였다[25,26]. 해당 논문에서는 도구를 다루고 있지 않았으나, Thorson 과 Powell의 도구는 국내에서 ‘죽음의식’으로 번역되어 연구에 사용된 예를 확인할 수 있었다[25,26]. Kim(2011)은 Thorson 과 Powell의 도구가 예 혹은 아니오 로 응답하게 되었으나, 선행연구의 예비조사에 기초해 4점 척도로 사용하였다. 25개 문항이었고, 신뢰도는 .73이었다. Kim(2011)의 논문 부록에 기술된 문항은 ‘죽을 때 아플까봐 두렵다.’, ‘내세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어 마음이 괴롭다.’, ‘관을 보면 불안하다.’와 같이 부정적 측면을 측정하며, 긍정적 문항은 역으로 채점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죽음의식의 정도가 높아 죽음에 대한 불안과 염려의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고 보았으나, Kim(2016)의 연구에서는 긍정적 문항, 부정적 문항 총 15개 문항으로 구성하였고, 점수가 높을수록 죽음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의미하였다[25].
Lee(2020)는 죽음에 대한 태도를 Jung(2016)이 사용한 죽음에 대한 태도 10문항을 사용하였다. Jung(2016)의 연구에서는 점수가 높을수록 죽음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로 역환산 배점을 하였으나[27], Lee(2020)는 죽음에 대한 태도에 관하여 ‘죽음에 대한 일련의 신념과 감정’으로 정의내리며, ‘나는 죽음을 당연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나는 죽음을 내세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등 긍정적 측면으로 측정하였다[18,27].
질적 연구에서는 정량적 척도 대신 심층면담을 통해 죽음태도의 내적 의미를 탐색하였다[13]. 초고령 노인을 대상으로 한 내러티브 연구에서는 DAP-R의 요인 중 ‘중립수용’과 ‘접근수용’을 해석틀로 차용하여, 참여자들의 언어적 진술을 주제분석하였다[20]. 이 연구는 양적 척도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죽음태도의 서사적·관계적 측면을 보완함으로써, 질적 도구의 학문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DAP-R이 가장 널리 사용된 만큼 검증 및 신뢰수준도 높다고 할 수 있다. Wong 등(1994)에 의하여 제안된 이 도구는 죽음을 다차원적·심리사회적 현상으로 포착하고 있고, 이러한 죽음태도의 특성을 수용하고 있음을 반영한다[15]. 일부 연구에서는 DAP-R의 하위 요인 중 ‘도피수용’과 ‘접근수용’의 변별력이 낮거나, ‘중립수용’의 문화적 해석이 상이하게 나타나는 등 문화적 적합성(cultural validity)의 한계가 지적되었다[12]. 이는 서구적 존재론과 영성 개념을 전제로 개발된 원척도가 유교적·관계중심적 세계관을 지닌 한국 노년층의 죽음 이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Thorson과 Powell(1988)의 Death Meanings 척도와 Jung(2016) 등의 단축형 도구는 인지적·신념적 차원에 치중되어 있어 정서적 수용이나 실존적 태도 측정에는 한계가 있었다[26,27]. 이는 연구자들이 죽음불안·죽음공포 중심의 부정적 접근에서, 죽음수용·영적 평안 등 긍정적 태도 중심의 척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질적 연구에서는 DAP-R의 요인틀을 해석적 기준으로 원용하거나, 새로운 언어적 서사분석틀을 적용하여 죽음태도의 관계적·서사적 의미를 탐색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20]. 이러한 경향은 죽음태도를 단순한 정서 반응이 아닌 삶의 질·존엄·영성의 구성요소로 통합적으로 이해하려는 패러다임 전환을 반영한다.
죽음태도 연구에서 확인된 주요요인
DAP-R 도구로 측정된 논문에서 확인된 죽음태도 관련 요인은 긍정적 영향요인으로 낮은 질병불확실성[19], 높은 자기통제감[19], 종교적 신념[19,20], 양호한 건강상태[19], 여성[19], 높은 중립수용[21], 높은 연령[22], 사별경험 있음[22], 중립·복합적 수용태도[22], 부정적 영향요인으로 높은 질병불확실성[19], 낮은 자기통제감[19], 건강악화[19], 종교 없음[19,23], 남성[19], 시력·청력 저하[23], 죽음공포[21], 높은 불안[22], 낮은 교육수준[22], 배우자 없음[22], 거부적·양가적 태도[22]였다.
DAP-R 도구를 사용하였으나, ‘죽음회피’와 ‘죽음수용’ 두 차원만 측정한 연구도 있었다. Lee와 Park(2024)은 ‘죽음회피’와 ‘죽음수용’ 두 차원이 각각 영적 안녕감, 자기수용, 삶의 의미와의 관계를 파악하였는데, 먼저 죽음회피와 죽음수용은 부적 상관관계였다[17]. 죽음회피는 앞서 기술된 3개 변인과 모두 부적 관계를 나타냈고, 죽음수용은 모두 정적 관계를 나타냈다. Lee 와 Jung(2018)의 연구에서 죽음회피는 물질주의와 정적 관련, 죽음수용은 물질주의와 부적 관련, 의미추구성향과 정적관련을 나타냈고, 죽음태도는 행복과 직접경로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물질주의와 의미추구성향의 경로를 거쳐 행복 경로로 유의하게 나타났다[16].
DAP-R 도구의 한국어 개정판의 타당화를 살펴본 Oh 와 An(2023)의 연구에서 죽음태도의 5차원 구분의 유효성이 확인되었고, 하위 요인별 차이를 검토한 결과 ‘접근수용’과 ‘도피수용’은 청년집단이 노년집단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죽음공포’와 ‘죽음회피’ 수준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높았으나, 전반적인 죽음 불안 척도 측정결과는 성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접근수용’은 개신교 집단에서 매우높게, 종교없음 집단에서 유의미하게 낮았다[12].
Kim(2016)이 사용한 죽음태도는 내세관, 죽음준비도, 영적 안녕감과 모두 정적 상관을 보였다[25]. Lee(2020)의 연구에서는 죽음태도는 죽음준비정도, 사회적지지와 정적 상관을, 불음불안과 부정 상관을 보였다[18].
죽음태도와 관련된 문헌탐색 연구를 실시한 Park(2018)은 연구를 통해 자아통합감과 사회적 자본이 죽음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다[14]. 질적연구인 Yu 와 Ryu(2022)의 연구에서 죽음태도 관련 긍정적 요인으로 사별경험, 생애회고·의미 재구성·감사, 자아통합감·자기효능감, 시간인식을 통한 준비행동 촉진, 간병경험이 완결감·의미부여로 수용된 경우, 신체활동·규칙적 생활, 가족지지, 동료·지인 네트워크, 봉사·돌봄의 주체적 실천, 화해·용서, 종교·영성실천, 사전 준비행동, 이타적 기여의지, 경제적·주거적 안정, 지역사회 자원 접근성, 죽음의 재개념화, 통제감의 회복으로 나타났고, 부정적 요인으로 우울·불면 등 정서반응, 시간인식으로 공포 증폭, 본인의 중증 질환 및 기능저하, 관계 갈등, 미해결 과제, 감염병 상황 같은 격리 및 활동 제한으로 나타났다[20]. 질적연구인 Kim(2016) 과 Lee(2020)의 연구에서 죽음태도와 관련된 긍정적 요인으로는 초기는 강렬한 슬픔을 유발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정서적 조절 능력과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애도의 경험’, 죽음준비교육과 같은 교육적 경험, 독립성 유지전략, 준비행동, 사회적 지지와 영적 요인, 죽음을 초월적 의미로 전환시키는 심리적 평정과 수용의 과정 촉진으로 나타났다[18,25]. 부정적 요인으로는 강렬한 슬픔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와 회피를 강화하는 ‘상실이 아직 수용되지 못한 경우’, 경제적 빈곤, 문해력 부족, 만성질환과 같은 신체기능 저하와 회복의 가능성이 낮다고 인식할 경우 무력감·절망감으로 이어져 죽음을 통제 불가능한 사건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사회적 고립과 관계망의 단절 역시 중요한 부정적 요인이었다.
DAP-R을 활용한 연구들[19,21,22]에 따르면, 죽음태도는 단순한 불안의 강도보다 인지적 수용과 정서적 통합의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 낮은 질병불확실성과 높은 자기통제감은 죽음에 대한 예측 가능성과 통제감을 부여하여 불안의 강도를 완화하고, 죽음을 삶의 일부로 재구성하도록 돕는다. 반면, 높은 불안이나 낮은 통제감은 죽음을 ‘임박한 위기’로 지각하게 하여 회피 행동을 강화하였다. 이는 죽음태도가 단순한 감정 반응이 아니라 인지적 확신(cognitive assurance)과 정서적 안정(emotional regulation)이 맞물린 결과임을 보여준다. 또한 성별 차이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죽음을 보다 수용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는데[19], 이는 여성의 생애 전반에 걸친 돌봄 경험과 반복적인 상실 노출, 그리고 정서 처리 방식의 차이를 통해 설명될 수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가족 돌봄, 간병, 사별 경험 등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되며, 이러한 경험은 죽음을 추상적 공포가 아닌 삶의 일부로 의미화하도록 돕는다[28]. 또한 여성은 죽음과 관련된 감정을 인식·표현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정서 사회화 과정을 거쳐, 불안을 회피하기보다 통합하는 정서조절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29]. 이러한 특성은 DAP-R에서 제시하는 중립적·접근적 수용 태도와도 이론적으로 부합한다[15]. 따라서 성별에 따른 죽음태도의 차이는 생물학적 성차에 의해 고정적으로 결정된 결과라기보다, 생애 전반에 걸쳐 축적된 경험적 노출, 정서 처리 방식, 그리고 사회적 지지 자원의 활용 양식이 상호작용한 결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반복적인 돌봄 경험, 상실에 대한 서사적 성찰, 감정 표현과 지지 요청이 허용된 사회적 환경은 죽음에 대한 수용적 태도를 강화하는 핵심 조건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조건은 성별 자체에 내재된 속성이 아니라 사회화와 관계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 것으로, 남성이라 하더라도 관계적·돌봄 지향적 삶의 경로를 경험한 경우에는 여성과 유사한 수준의 죽음수용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충분히 시사된다.
죽음태도에 대한 긍정적 영향요인 중 종교적 신념, 영적 안녕감, 사회적 지지는 공통적으로 죽음을 의미화하고 초월하는 내적 자원으로 작용하였다[18,25]. 종교적 신념은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신념 구조를 통해 불안을 완화하고, 영적 안녕감은 자기 존재를 생애 전체 맥락에서 통합하도록 돕는다. 특히 질적 연구들[13,20]은 신앙·기도·의례가 죽음의 두려움을 완화하는 정서적 조절 기제로 작용하며, 감사·용서·화해의 실천이 자기 죽음을 ‘존엄한 완성의 과정’으로 재구성하게 함을 보여준다. 이는 죽음태도가 단순한 ‘두려움의 극복’이 아니라 관계적 영성(relational spirituality)을 통해 형성되는 존재론적 태도임을 시사한다.
건강상태와 경제적 자원은 죽음태도의 구체적 행동 수준을 결정짓는 중요한 구조적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건강이 양호한 집단은 죽음을 통제 가능한 과정으로 인식한 반면, 만성질환이나 기능저하를 경험하는 집단은 죽음을 통제 불가능한 사건으로 받아들여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19,23]. 경제적 안정 역시 수의 준비, 장지 계약, 유언 등 죽음준비 행동의 실행 가능성을 높였으며, 반대로 빈곤은 회피·지연·불안의 순환을 강화하였다. 교육 수준 또한 죽음태도의 질적 수준에 영향을 미쳤는데, 문해력이 높은 집단은 제도적 준비(기부, 유언, 생애기록 등)를 적극 수행하며 죽음을 사회적 연속선상에서 재해석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죽음태도가 개인의 심리적 자원뿐 아니라 구조적·사회적 자본에 의해 규정되는 다층적 개념임을 뒷받침한다.
DAP-R을 사용한 연구에서 연령 차이는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노년층은 청년층에 비해 접근수용과 중립수용이 높았고[12], 이는 생애 회고와 자아통합의 진전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연령 효과는 단순한 생물학적 연령의 결과가 아니라, 생애 경험·상실·사회적 관계의 축적에 따른 통합적 성숙의 표현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한국적 맥락에서 DAP-R of 5요인 구조가 타당하게 확인되었으나, ‘죽음회피’와 ‘도피수용’의 경계가 모호하거나 중첩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한국 문화에서 죽음에 대한 간접적 표현(은유, 유보, 농담 등)이 많기 때문으로, 서구 중심의 측정도구가 문화적 언어코드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준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DAP-R의 구조를 문화적 감수성(cultural sensitivity)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죽음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개인 내적 요인(인지·정서·영성)과 외적 요인(사회적 지지, 경제·교육 자원, 건강상태)이 상호작용하며, 그 균형이 긍정적 혹은 부정적 수용태도를 결정한다. 특히 자기통제감·자아통합·영적 안녕감은 죽음에 대한 긍정적 수용의 핵심 경로를 형성하며, 질병불확실성·사회적 고립·경제적 빈곤은 회피와 불안의 주요 매개로 작용한다. 향후 연구는 이러한 요인들을 통합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DAP-R 기반의 양적 구조 분석에 더해 질적 서사분석과 혼합방법 접근(mixed-method approach)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죽음태도를 개인의 정서적 반응에 한정하지 않고, 존엄한 삶의 완성이라는 실존적·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Discussion
결과요약
본 연구는 국내에서 수행된 죽음태도 관련 연구를 분석하여 개념적 정의, 이론적 기반, 측정도구, 영향요인을 중심으로 탐색하였다. 첫째, 죽음태도는 인간이 죽음이라는 필연적 현실을 인식하고 이에 대해 보이는 인지적·정서적·행동적 반응의 통합된 성향으로 정의되었다[12]. 기존 연구들은 죽음을 단순한 공포나 회피의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고, 삶의 의미와 유한성에 대한 성찰적 인식을 포함하는 다차원적 개념으로 규정하였다[13,14]. 특히 죽음태도는 부정적 차원(죽음공포·죽음회피)과 긍정적 차원(죽음수용)으로 구분되며, 개인의 생애경험, 관계, 영성 수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둘째, 이론적 기반은 주로 인지-정서적 통합이론, 실존적 의미이론, 심리사회적 발달이론, 영성 및 사회적 지지모델 등에 근거하고 있었다. 가장 빈번히 활용된 틀은 Wong 등(1994)의 「Death Attitude Profile-Revised(DAP-R)」 모형으로, 죽음을 공포·회피·도피수용·접근수용·중립수용의 5요인으로 구조화하여 인간이 죽음을 다차원적 경험으로 인식함을 설명하였다[15]. 노년층 연구에서는 에릭슨(Erikson)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 중 ‘자아통합 대 절망’ 단계가 주로 적용되어, 죽음을 생애회고와 통합의 결과로 이해하였다. 또한 Frankl(1963)의 의미치료이론(logotherapy)과 Spiritual Well-being Model은 죽음을 삶의 의미 재구성 과정으로 해석하는 근거가 되었으며, Terror Management Theory(TMT)는 죽음불안의 인지적 기제를 설명하는 틀로 사용되었다. 셋째, 측정도구는 Wong 등(1994)의 DAP-R 척도가 가장 널리 활용되었으며, 국내에서는 Oh 와 An(2023)이 한국어판 DAP-R의 타당성을 검증하였다[12,15]. 이 척도는 죽음태도의 다차원 구조를 밝히는 데 유용하나, 일부 연구에서는 ‘죽음회피’와 ‘죽음수용’의 두 차원만을 적용하거나[15,17], 문화적 표현 차이로 인한 요인 간 중첩이 보고되었다. 기타 도구로는 영적 안녕감 척도, 죽음준비도 척도, 죽음불안 척도 등이 병행되어, 죽음태도의 정서적·영적 하위요인을 보완적으로 측정하였다. 넷째, 죽음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인구사회학적, 심리적, 영적, 관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긍정적 요인으로는 낮은 질병불확실성, 높은 자기통제감, 종교적 신념, 양호한 건강상태, 여성, 높은 연령, 사별경험, 중립·복합적 수용태도, 높은 영적 안녕감과 사회적 지지, 자아통합감, 경제적·주거적 안정, 규칙적 생활, 감사·용서·화해, 이타적 기여의지 등이 보고되었다[19,20,22,25]. 부정적 요인으로는 높은 질병불확실성, 낮은 자기통제감, 건강악화, 감각기능 저하, 종교 없음, 높은 불안과 죽음공포, 낮은 교육수준, 배우자 없음, 우울·불면, 관계갈등, 사회적 고립, 경제적 빈곤 등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요인들은 상호작용을 통해 죽음태도의 수용 혹은 회피를 결정하며, 특히 자기통제감·자아통합·영적 안녕감은 죽음수용을 강화하는 핵심 경로로, 질병불확실성·사회적 고립·경제적 빈곤은 회피와 불안을 매개하는 부정적 경로로 작용하였다.
이론적 논의
국내 죽음태도 연구는 전반적으로 심리학적 모델에서 출발하여, 점차 인간의 존재·의미·영성 차원을 포괄하는 통합적 관점으로 확장되어 왔다. 이론적 흐름을 검토하면, 죽음태도를 설명하는 주요 접근은 (i) 인지-정서 통합 모델, (ii) 심리사회적 발달이론, (iii) 실존적 의미이론, (iv) 영적·사회적 지지 모델, (v) 문화적·상징적 해석틀로 구분될 수 있다. 이러한 이론들은 각각 인간이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고, 수용하며, 의미화하는가에 대해 상이한 초점을 제시하지만, 상호보완적 관계 속에서 죽음태도의 다차원성을 구성한다.
첫째, 인지-정서 통합 모델(cognitive-affective integration model) 은 Wong 등(1994)의 「Death Attitude Profile-Revised(DAP-R)」 모형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DAP-R은 죽음을 공포, 회피, 도피수용, 접근수용, 중립수용의 5차원 구조로 제시하며, 죽음에 대한 인지적 평가와 정서적 반응이 상호작용함을 전제한다. 이 관점에서 죽음태도는 단순한 감정 반응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인지적 확신(cognitive assurance) 과 정서적 조절(emotional regulation) 의 균형으로 형성되는 통합적 경향이다[15]. 즉, 죽음에 대한 불안을 완화하는 것은 감정의 강도보다도 ‘죽음을 이해하고 의미화할 수 있는 인지적 틀’의 존재 여부에 달려 있다. 이러한 이론은 국내 연구들에서 질병불확실성, 자기통제감, 불안 수준 등의 심리적 요인과 죽음수용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근간으로 활용되었다[19,21]. 둘째, 심리사회적 발달이론(psychosocial developmental theory) 은 에릭슨(Erikson)의 ‘자아통합 대 절망(ego integrity vs. despair)’ 단계에 기반하여, 노년기의 죽음수용을 자아통합의 결과로서의 심리적 성숙으로 설명한다. 죽음은 삶의 종결이 아니라 통합의 완성으로 인식되며, 개인은 생애 회고를 통해 자아의 일관성과 의미를 재구성한다. 이 관점은 특히 노년기 연구에서, 자아통합감이 높을수록 죽음에 대한 긍정적 수용이 강화된다는 결과를 통해 지지되었다[18,22]. 그러나 본 이론은 사회·문화적 요인이나 영적 차원을 포섭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니며, 최근 연구에서는 의미이론 및 영성모형과 결합하여 확장된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 셋째, 실존적 의미이론(existential meaning theory) 은 Frankl(1963)의 의미치료(logotherapy)에 근거하여, 인간이 삶의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죽음의 공포를 초월할 수 있다고 본다[24]. 이 접근은 죽음을 단순히 피해야 할 사건이 아니라 존재의 완성으로서의 전환적 경험으로 이해하며, 죽음태도를 삶의 의미와 목적의식(logos)과 연결하여 해석한다. 국내 연구에서도 영적 안녕감, 삶의 의미, 자기수용이 죽음수용을 매개하는 요인으로 확인되어[17], 실존적 의미이론이 죽음태도의 긍정적 형성과정에 실질적 설명력을 제공함을 보여준다. 넷째, 영적·사회적 지지 모델(spiritual and social support models) 은 죽음수용이 개인의 내적 신념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과 영적 공동체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종교적 신념과 영적 안녕감은 죽음을 초월적 질서 안에서 재구성하게 하며, 사회적 지지는 정서적 안정과 준비행동을 촉진하는 매개변수로 작용한다[18,25]. 이는 죽음태도가 개인 내면의 정서가 아니라 관계적 영성(relational spirituality) 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연구들은 죽음태도를 문화적·상징적 구성체(cultural-symbolic construct) 로 보는 관점을 제시한다. 한국적 맥락에서 죽음은 공개적으로 논의되기보다 은유·유보·농담 등의 간접 표현을 통해 다루어지며, 이러한 담론적 특성이 DAP-R의 요인구조(‘죽음회피’와 ‘도피수용’의 중첩)에도 반영된다[12]. 따라서 서구 중심의 측정틀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문화적 감수성(cultural sensitivity) 과 언어적 맥락을 반영한 이론적 수정이 필요하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죽음태도 연구는 심리적 불안 완화에서 출발하여 의미·영성·관계·문화를 통합하는 다차원적 접근으로 발전해 왔다. 각 이론은 죽음에 대한 부분적 설명을 제공하지만, 죽음태도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수용–정서적 통합–영적 의미화–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지는 순환적 모델로의 이론적 통합이 요구된다. 향후 연구는 이러한 통합적 관점을 기반으로, 죽음태도를 삶의 질·존엄·의미 회복의 맥락 속에서 해석하는 학제적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정책 및 실천적 논의
국내 죽음태도 연구의 통합적 분석 결과, 죽음에 대한 인식과 수용은 개인의 심리적 특성뿐 아니라 사회문화적·경제적·제도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에서 죽음태도는 단순한 개인 심리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웰다잉(well-dying) 과 삶의 질(quality of life) 향상을 위한 공공적 의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책과 실천의 측면에서는 개인의 죽음 수용을 돕는 제도적 기반과 사회문화적 환경 조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생애주기별 죽음 인식 교육의 제도화
죽음태도 연구들은 교육 경험이 죽음수용과 불안 완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13]. 특히 죽음준비교육, 생애회고 프로그램, 자살예방 도우미 활동과 같은 체험적·서사적 학습은 죽음을 생애과정의 일부로 재구성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초·중등 및 대학, 지역 평생교육기관에서의 ‘죽음문해력(Death Literacy)’ 교육 프로그램 제도화가 필요하다. 단순한 임종 정보 제공을 넘어, 생애 의미·가족 관계·사회적 연결망에 대한 성찰을 포함하는 통합형 교육과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특히 간호·의료·사회복지·돌봄 분야의 전문 인력 교육에서는 죽음태도를 다루는 죽음준비·상실·애도 교육모듈을 필수화하여, 전문가의 심리적 소진을 예방하고 대상자 중심의 존엄한 돌봄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노년기 죽음준비 지원과 웰다잉 서비스의 제도적 확대
연구 결과, 높은 자아통합감·자기통제감·사회적 지지·경제적 안정이 죽음수용을 강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14,16,18,19,22] 따라서 고령사회 정책은 단순히 생명연장의 관점이 아니라, 죽음의 질(quality of dying) 과 존엄한 생애완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보건복지부의 ‘웰다잉(Well-Dying) 시범사업’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제’가 있으나, 여전히 행정적 절차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본 연구 결과를 반영하여,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상담·심리·종교·사회적 자원 연계형 웰다잉 통합 서비스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죽음을 회피하거나 두려워하는 집단에게는 의료적 접근보다 정신건강 및 영적 돌봄 프로그램을 결합한 접근이 효과적이다. 복지관·노인대학·종교기관과 연계한 죽음준비 상담, 애도 회복 모임, 생애회고 글쓰기 프로그램 등은 심리적 수용을 촉진하는 실질적 전략으로 제시된다.
지역사회 기반의 사회적 지지체계 강화
죽음태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사회적 지지와 관계망이었다[13,18,20]. 가족 외에도 지역사회 내에서 안정된 관계망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죽음불안을 완화하고, 삶의 의미를 확장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지방정부는 지역복지관, 경로당, 종교·문화시설 등을 중심으로 노년층 사회참여 및 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사별자(peer bereavement) 지원모임, 간병경험자·상실경험자 네트워크, 돌봄활동 참여 프로그램은 상실과 죽음을 ‘공유 가능한 경험’으로 전환시켜, 회피가 아닌 수용의 문화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정책적으로는 이러한 관계망을 단순한 복지서비스가 아니라 정신건강 및 지역공동체 회복의 사회자본(social capital) 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의료·돌봄 현장에서의 실천적 개입 전략
의료 및 요양 현장은 죽음태도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이다. 연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죽음에 대한 회피적 태도는 의료인의 불안, 환자와 가족 간의 의사소통 단절, 불필요한 연명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죽음수용에 기반한 돌봄 실천 모델(care model grounded in death acceptance) 이 필요하다. 첫째, 간호사·의사·요양보호사 등 현장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죽음교육과 감정노동 회복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환자 중심의 사전돌봄계획(Advance Care Planning) 을 활성화하여, 환자의 가치와 신념이 치료 결정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임종돌봄(palliative care) 과정에서 가족-전문가-환자 간 협력적 의사소통 훈련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실천적 개입은 의료현장에서 죽음을 회피하지 않고 ‘존엄한 마무리’를 동반한 돌봄의 과정으로 전환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문화적 감수성과 포용적 죽음 인식 문화의 확산
죽음태도 연구에서 나타난 중요한 시사점 중 하나는, 한국 사회의 죽음 담론이 여전히 회피적·은유적·비공적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다[12]. 따라서 정책적 차원에서는 죽음을 자연스러운 생애의 일부로 인식하는 사회문화적 전환(cultural reframing) 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미디어, 예술, 지역축제 등을 통한 죽음인식 캠페인(Death Awareness Campaign), 학교 및 공공기관의 ‘삶과 죽음의 교육주간(Life and Death Education Week)’ 운영, 세대 간 대화 프로그램(Intergenerational Dialogue on Dying) 등이 추진될 수 있다.특히 다문화·고령·비종교 인구가 늘어나는 사회적 맥락에서, 문화적·종교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죽음담론이 확산되어야 하며, 이는 사회 전체의 심리적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다.
향후 정책 및 연구 방향
결국 죽음태도는 개인의 심리·신앙·경험뿐 아니라 국가의 보건정책, 복지제도, 문화 환경이 함께 형성하는 복합적 산물이다. 따라서 향후 정책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다음과 같이 고려될 수 있다. (i) 정책적 차원 : 웰다잉 지원정책을 단순한 노인복지사업에서 생애주기별 정신건강 증진 및 사회적 돌봄정책으로 확장, (ii) 실천적 차원 : 지역사회 기반의 죽음준비교육, 상실치유, 영적돌봄 프로그램의 표준화 및 지속적 지원, (iii) 연구적 차원 : DAPR을 포함한 죽음태도 측정도구의 문화적 타당화와, 생애주기별·세대별 비교 연구 수행, (iv) 윤리·문화 차원 : 죽음을 공론화하고, 돌봄의 윤리와 존엄의 철학을 사회적 담론으로 확장이다. 죽음태도에 대한 정책 및 실천적 논의는 단순히 ‘죽음에 대비하는 기술’이 아니라, 삶과 죽음을 잇는 사회문화적 역량(Societal Capacity for Dying Well) 을 확립하는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 돌봄, 복지, 문화정책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며, 개인의 수용과 의미 재구성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때 비로소 ‘존엄한 삶의 완성’이라는 웰다잉의 목표가 실현될 것이다.
Conclusion
본 연구는 국내에서 수행된 죽음태도 관련 문헌을 폭넓게 검토하여 이론적 기반, 측정도구, 주요 영향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지닌다. 첫째, 본 스코핑 리뷰는 선행 연구의 이질적인 연구 설계를 모두 포함하였다. 기존의 다수 스코핑 리뷰가 양적연구 중심으로 범위를 제한한 데 비해, 본 연구에서는 양적연구뿐 아니라 척도 타당화 연구, 질적연구, 문헌탐색형 연구까지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죽음태도 개념의 다층적 이해에는 기여하였으나, 연구 설계 간 방법론적 차이로 인해 결과의 비교 가능성과 통합적 해석에 일정한 제약이 있었다. 특히 질적연구와 양적연구의 분석단위 및 평가 기준이 상이하여, 특정 요인 간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정하기 어려웠다. 둘째, 포함된 문헌 중 일부는 연구대상, 측정도구, 분석방법의 다양성으로 인해 결과의 일반화에 한계가 있었다. DAP-R 척도 중심의 연구가 상대적으로 많았으나, 일부 연구에서는 하위요인을 변형하거나 특정 차원(죽음회피·죽음수용 등)만을 활용하여 측정의 일관성이 낮았다. 또한 질적연구의 경우 표본 수가 제한적이고 연구자의 해석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전체적인 경향을 양적으로 검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셋째, 본 연구는 연구목적을 한국 사회의 죽음태도 이해로 한정하여 국내 학술논문을 중심으로 수집·분석하였기에, 국제 비교나 문화 간 차이를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한국 사회의 문화적 죽음 담론(은유적 표현, 회피적 대화 등)이 연구자의 해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넷째, 본 연구는 스코핑 리뷰의 성격상 개별 연구의 질적 수준(quality appraisal) 을 체계적으로 평가하지 않았으며, 그 결과 특정 연구의 방법론적 편향이나 표본 불균형이 종합 결과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상의 제한점을 고려할 때, 향후 연구에서는 (i) 연구 설계 유형별 하위 분석(subgroup analysis), (ii) 양적 및 질적 데이터의 혼합방법 통합 분석(mixed-method integration), (iii) 국제 비교를 통한 문화적 변인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죽음태도 개념의 정밀한 이론화를 위해, 질적연구의 서사적 통찰과 양적연구의 통계적 검증을 균형 있게 결합하는 후속연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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